[뉴욕마감]연준, 금리 동결에…은행주 급락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2019.03.21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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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축소도 9월 중단, 사실상 긴축 끝내…경기 둔화 우려 여전, 금리 동결에 은행 주가 하락

(워싱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워싱턴 상원 은행위원회에 출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이날 "현재 미국 경기 상황은 건전하고 경제 전망도 양호해 보이지만 최근 몇 개월 사이에 다소 상반된 흐름과 어긋나는 신호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해 당분간은 상황을 지켜보면서 기준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할 것을 시사했다.   ©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워싱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워싱턴 상원 은행위원회에 출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이날 "현재 미국 경기 상황은 건전하고 경제 전망도 양호해 보이지만 최근 몇 개월 사이에 다소 상반된 흐름과 어긋나는 신호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해 당분간은 상황을 지켜보면서 기준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할 것을 시사했다. ©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0일(현지시간) 끝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정책금리 목표를 동결했다. 올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제로(0)로 제시했으며, 보유자산 축소 정책도 오는 9월 마치기로 했다. 사실상 경기 과열을 막기 위해 그동안 진행해오던 긴축 작업을 중단하기로 한 것이다. 경기 둔화와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물가상승을 억제하는 상황에서 중국과의 무역전쟁,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연준의 긴축 중단은 시장에서 호재로 해석되지만,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은행을 중심으로 금융 업종이 약세를 나타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141.71포인트(0.55%) 떨어진 2만5745.67에 장을 마쳤다.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8.34포인트(0.29%) 하락한 2824.23을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는 5.02포인트(0.07%) 소폭 오른 7728.97에 마감했다. 연준은 이번 FOMC에서 만장일치로 정책금리를 종전의 2.25~2.50%로 유지하기로 했다. 또 그동안 정책결정 성명에 포함했던 '추가적·점진적인 금리 인상'이라는 문구를 삭제하고, 금리 인상에 대한 '인내심'(patient) 정책을 유지키로 하면서 올해 금리를 1차례도 인상하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연준은 미국 경제의 둔화 가능성을 이유로 내년까지 금리 인상이 한 번만 더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연준은 올해와 내년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애초 예상치보다 낮출 계획이다.또 연준은 사실상의 '양적 긴축' 정책인 보유자산(대차대조표) 축소 프로그램을 오는 9월 중단키로 했다. 이를 위해 5월부터 축소 규모를 점진적으로 줄이기로 했다.

연준의 이번 결정은 시장의 예상을 크게 뛰어넘었다. 내셔널증권의 아트 호건 연구원은 “시장에서는 연준이 점도표에서 한 점 정도만 줄이고, 자산축소 종료 시기에 대한 힌트 정도만 줄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결과는 이를 뛰어넘었다”고 했다. 에반 브라운 UBS자산운용 전략가도 “올해 말까지 금리 동결은 ‘뜻밖이다’”라면서 “연준이 확실하게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적인 색깔을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연준 서프라이즈’에 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하락 흐름을 보이던 주요 주가지수가 반등하고 국채 수익률이 하락했다. 주요 통화 대비 미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지수(DXY)도 크게 밀렸다. 그러나 은행주가 문제였다. 금리 동결 소식에 골드만삭스가 3.4% 급락하는 등 은행 업종이 약세를 나타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모건스탠리, JP모건 등 다른 은행들도 최소 2% 하락했으며, ‘SPDR S&P 은행 ETF(상장지수펀드)’는 3.2% 떨어졌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미국은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높은 관세를 오랫동안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 주 중국과의 고위급 협상을 앞두고 중국 측을 압박하려는 의도로 풀이되지만, 중국도 강경한 자세를 보이고 있어 현재 상황에서 협상이 쉽사리 끝나기는 어려워 보인다.

국제 유가는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 에너지정보국(EIA)가 미국의 원유 재고가 지난해 7월 이후 크게 줄었다고 발표하면서 가격이 상승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4월물 가격은 80센트(1.4%) 오른 배럴당 59.83달러를 나타냈으며, 런던 ICE의 북해산 브렌트유 5월물은 89센트 오른 배럴당 68.50달러에 거래됐다.


금값은 연준의 금리 동결 소식에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뉴욕시간으로 오후 4시 8분 현재 금 현물 가격은 전날보다 0.5% 오른 온스당 1313.33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FOMC 결과 발표 전 뉴욕 상품거래소(COMEX)의 4월물 금 선물 가격은 0.4% 떨어진 온스당 1301.70달러로 장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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