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발표한 통계청의 2018년 4분기 가계소득동향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가구의 명목소득은 1분기 3.7%(이하 전년 동기 대비), 2분기 4.2%, 3분기 4.6% 증가한데 이어 4분기에 3.6% 늘어나 분기 평균 4.1% 증가했다. 이에 반해 지난해 국가경제는 1분기 2.8%(이하 전년 동기 대비), 2분기 2.8%, 3분기 2.0%, 4분기 3.1% 성장했다. 이로써 지난해 가계소득은 4분기 연속 경제성장률보다 빠르게 증가했다. 과거 가계소득 증가율이 4분기 연속 경제성장률을 상회한 경우는 2008년과 2012년 단 두 번뿐이었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인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추진된 배경도 이 때문이다. 소득주도성장은 가계소득이 늘어나면 소비가 늘어 경제성장을 촉진하고 결국 가계소득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지난 수년간 가계소득이 사실상 정체 수준에 머물면서 가계의 소비지출 여력이 저하되고 결과적으로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았다는 것이다.
또한 지난해 물가상승을 고려한 가구의 실질소득이 오랜 감소세에서 벗어나 증가세로 전환됐다는 사실도 주목할 만하다. 명목소득이 증가해도 물가상승률이 더 높으면 가구의 실질소득과 구매력은 감소하게 된다. 따라서 실질소득이 증가했다는 것은 그만큼 가구의 실질 살림살이가 개선됐음을 의미한다.
한국은행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가구의 실질소득은 1분기 2.6%(이하 전년 동기 대비), 2분기 2.7%, 3분기 3.1%, 4분기 1.8% 늘어 분기 평균 2.5% 증가했다. 전체가구의 실질소득은 수년간의 정체와 감소세를 기록하다 지난해 4분기 연속 증가세로 돌아섰다. 전체가구의 실질소득은 2015년 3분기부터 2017년 3분기까지 9분기 감소해 통계 작성 이래 최장기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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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가구의 실질소득은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사실상 정체에 놓였다. 2013년(0.9%)엔 0%대의 성장에 그쳤고 2016년(-0.3%)과 2017년(-0.2%)엔 2년 연속 감소했다. 지난 5년간 전체가구의 실질소득이 경제성장률을 상회한 분기는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만큼 가구의 실질 살림살이는 쪼그라들었다. 따라서 지난해 전체가구의 실질소득이 오랜 감소세에서 벗어나 분기 평균 2.5% 증가했다는 사실은 매우 긍정적인 신호가 아닐 수 없다.
또한 가구주가 은퇴자, 자영업자, 무직자 등인 근로자외가구의 소득이 감소한 점도 뼈아픈 부분이다. 근로자외가구는 전체가구의 약 40%를 차지한다. 지난해 가구주가 임금근로자인 가구의 실질소득은 크게 개선됐지만 근로자외가구는 실질소득이 -0.4% 감소했다.(☞관련기사: 근로자가구 소득 1%대 → 7.1% 증가…역대 최대)
지난해 전체가구의 실질소득이 오랜 감소세에서 벗어나 증가세로 전환됐지만, 소득증대 효과가 고소득층과 근로자가구에만 편중된 점은 앞으로 정책적으로 보완해야 할 부분이다. 올해는 중산층 가구와 근로자외가구의 실질소득이 증가하는 방안을 특별히 마련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