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4분기 가계소득동향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근로자가구의 월평균 총소득은 1분기 6.3%(이하 전년 동기 대비), 2분기 7.7%, 3분기 7.5% 증가한데 이어 4분기에 6.9% 늘어나 분기 평균 7.1% 증가했다. 근로자가구의 소득증가율이 분기 평균 7%를 넘어선 것은 2003년 통계작성 이래 처음이다. 분기별로 보면, 1분기와 2분기 근로자가구 소득증가율은 2012년과 2008년 이후 최대치였고, 3분기와 4분기 소득증가율은 2004년과 2006년 이후 최대치였다.
이런 결과가 나온 배경에는 근로소득의 기록적인 증대 때문이었다. 지난해 근로자가구의 근로소득은 1분기 9.4%, 2분기 9.6%, 3분기 8.2%, 4분기 9.6% 증가해 분기 평균 9.2% 늘었다. 근로자가구의 근로소득이 분기 평균 9%대 증가한 것은 통계작성 이래 처음이다. 분기별로 보면, 1분기를 제외하고 모두 역대 최대 증가율이다. 1분기는 역대 2위에 해당한다.
또한 한국은행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근로자가구의 소득증가율이 2012년 이후 처음으로 4분기 연속 경제성장률을 상회했다. 인플레이션을 고려한 실질소득 증가율도 4분기 연속 경제성장률을 상회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전년 동기 대비)은 1분기 2.8%, 2분기 2.8%, 3분기 2.0%, 4분기 3.1%를 기록했다. 과거 근로자가구의 소득증가율이 4분기 연속 경제성장률을 상회한 경우는 2008년과 2012년 단 두 번 뿐이었다.
최근 수년간 근로자가구의 소득증가율은 경제성장률에 못 미쳤다. 2014년과 2015년엔 근로자가구의 소득증가가 경제성장률을 상회한 분기는 각각 단 한 번에 그쳤고, 2016년과 2017년엔 전무했다. 소득증가율이 경제성장률에 못 미쳤다는 것은 성장에 비해 분배가 적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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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정부가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추진하게 된 배경도 이 때문이다. 소득주도성장은 가계 소득을 늘려주면 소비가 늘어나 경제성장에 기여하고 결국 가계 소득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지난 수 년간 가계의 소득증가율이 경제성장률에 못 미치자 가계의 소비지출 여력이 저하되고 결과적으로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지난해 근로자가구의 소득이 4분기 연속 경제성장률을 상회했다는 사실은 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현실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또한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성공하려면 소득이 늘어나면서 경제성장률이 동반 성장해야 하는데, 지난해 4분기 우리 경제가 3.1%(전년 동기 대비) 깜짝 성장을 했다는 사실은 문 정부의 경제정책 평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지난해 4분기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OECD국가(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이상) 가운데 경제성장률이 가장 높았다.
중산층에 해당하는 소득 3분위 가구는 2015~2107년간 소득이 1%대 증가에 그쳤지만 지난해 소득이 분기 평균 4.5% 증가하고 4분기 연속 소득증가율이 경제성장률을 상회하면서 뚜렷한 소득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
그러나 중산층 이하 근로자가구의 소득증가율이 고소득층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사실은 앞으로 문 정부가 개선해야 할 부분이다. 특히 기록적인 근로소득 증대가 고소득층에 편중되지 않고 중산층 이하 근로자가구에도 실현될 수 있도록 보완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