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압수수색 부른 현대차 '세타2엔진'…품질비용만 수천억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2019.02.20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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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오늘 양재동 현대차그룹 압수수색…미국과 한국서 '결함 은폐 의혹' 수사 중

세타2 엔진 결함 부위 /사진제공=국토교통부 세타2 엔진 결함 부위 /사진제공=국토교통부


현대·기아차의 세타2엔진이 회사의 신뢰를 깎아 먹고 있다. 수천억원이 세타2엔진 관련 품질 비용으로 쓰이면서 ‘돈 먹는 엔진’이 됐다.

20일 검찰은 현대·기아차가 차량 제작결함을 은폐했다는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품질 본부 등을 압수 수색했다. 세타2엔진 제작 결함 은폐 의혹이 주요 수사 선상에 올랐다.



갑작스런 검찰의 압수수색으로 현대·기아차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압수수색에 대한 공식 입장도 내놓고 있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수소전기차 등으로 분위기가 좋았는데, 갑작스런 압수수색에 놀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검찰 압수수색은 2017년 4월 서울YMCA 자동차안전센터가 세타2 엔진의 제작 결함과 관련해 현대차가 결함 가능성을 은폐했다며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등을 고발한 것에서 비롯됐다.



당시 고발은 현대·기아차에서 2013년 8월까지 생산된 세타2엔진을 탑재한 차량 17만1348대의 리콜을 밝힌 직후였다.
(서울=뉴스1) 허경 기자 = 검찰이 20일 엔진결함 은폐·의혹과 관련해 현대차그룹 본사 품질본부에 압수수색을 나섰다.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형진휘)는 20일 오전 "국토교통부와 시민단체가 고발한 현대·기아차의 리콜 규정 위반 사건과 관련해 혐의 유무를 판단하기 위한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현대·기아차의 품질관리부서 등을 압수수색 중"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현대차그룹 본사 로비에 전시된 차량들. /사진=뉴스1(서울=뉴스1) 허경 기자 = 검찰이 20일 엔진결함 은폐·의혹과 관련해 현대차그룹 본사 품질본부에 압수수색을 나섰다.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형진휘)는 20일 오전 "국토교통부와 시민단체가 고발한 현대·기아차의 리콜 규정 위반 사건과 관련해 혐의 유무를 판단하기 위한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현대·기아차의 품질관리부서 등을 압수수색 중"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현대차그룹 본사 로비에 전시된 차량들. /사진=뉴스1
서울YMCA는 “현대·기아차는 2010년부터 구조적 결함 가능성을 충분히 인지했다고 봐야 한다”며 “결함 여부 조사가 충분히 가능한 8년 동안 아무런 대책 없이 결함 사실을 적극 부인했다“고 비판했다.

2013년 8월까지 국내에서 생산된 세타2엔진에는 엔진 오일홀 가공 공정 시 발생한 금속 이물질이 문제를 일으켰다. 이물질이 소착(늘어붙음) 현상을 일으켜 내부 부품(크랭크샤프트와 베어링)의 움직임을 방해하고, 주행 중 시동 꺼짐으로 이어질 수 있음이 확인됐다.

같은 해 미국에서도 크랭크 샤프트 핀의 표면이 균일하게 가공되지 않으면서 발생한 결함으로 세타2엔진을 탑재한 130만대를 리콜했다. 앞서 2015년에는 미국 엔진 공장 청정도 문제로 2011∼2012년식 쏘나타 약 47만대를 리콜한 바 있다.


3건(한국 1건, 미국 2건)의 리콜 모두 다른 이유로 진행이 됐다는 점도 주목할 점이다. 현대·기아차는 엔진 설계 결함이 아니라 공장 청정도와 공정상 산발적인 가공 불량 문제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세타2엔진 문제는 끝나지 않았다. 지난해 말 미국 법무부 산하 뉴욕 남부지방검찰청(SDNY)이 도로교통안전국(NHTSA)과 함께 현대·기아차가 2015년과 2017년에 실시한 리콜의 신고시점과 리콜 대상차종의 범위가 적절했는지 등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부도 지난해 5월 의도적인 결함 은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현대·기아차 측이 제작결함을 인지하고도 리콜 등 적정한 조치를 하지 않고 은폐한 의혹이 있다는 게 이유다.

현대·기아차는 문제가 지속되자 지난해부터 세타2엔진 장착 차량에 한해 KSDS(엔진진단신기술)를 장착하고 있다. KSDS는 예방안전기술로 엔진의 소리, 진동 등을 계속 모니터링해 정상적이지 않은 신호를 감지, 고장을 진단하는 기술이다. KSDS 장착 비용으로 현대차에서만 1500억원이 소요된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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