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래 인사청문회, 野 '집중포화'…위장전입·자녀 재산형성 논란(종합)

머니투데이 안재용 기자, 민동훈 기자 2018.10.24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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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與 "청와대 임명기준 7가지 통과" vs 野 "자료 미제출·폴리페서, 자질 문제"

조명래 환경부 장관 후보자가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이날 인사청문회는 조 후보자의 자료 미제출 건으로 김학용 위원장과 야당 위원들의 반발로 정회됐다가 오후에 속개됐다./사진=이동훈 기자조명래 환경부 장관 후보자가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이날 인사청문회는 조 후보자의 자료 미제출 건으로 김학용 위원장과 야당 위원들의 반발로 정회됐다가 오후에 속개됐다./사진=이동훈 기자


여야가 조명래 환경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위장전입과 다운계약서 작성 등 의혹을 놓고 격돌했다. 야당은 해당 의혹들에 대해 집중 포화를 쏟아냈다. 장남 재산 등 관련 의혹에 대한 자료제출이 이뤄지지 않아 오전 인사청문회가 파행되기도 했다. 조 후보자는 일부 의혹에 대해 사과하면서도 증여세 탈루, 자녀 재산증식 등에 대해선 적극적으로 사실관계 해명에 나섰다.

조 후보자는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과거 사려깊지 못한 행동에 대해 깊이 사과한다"고 말했다. 위장전입과 다운계약서 등에 대한 사과다. 증여세 탈루 등에 대해서는 적극 해명했다.



야당은 청문회 시작부터 조 후보자의 가양동, 성수동 아파트 관련 의혹과 함께 관련 자료 미제출을 걸고 넘어지며 '자질' 문제를 지적했다.

자유한국당에 따르면 조 후보자의 장남이 만21세 였던 2004년 서울 강서구의 아파트 한 채를 본인 명의로 소유했다가 매수 1년만에 되팔았다. 재산 증식을 위해 장남 명의를 빌려 투자 목적으로 아파트를 매매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조 후보자는 "당시 영국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장남이 본인 예금 1000만원과 모친 예금 2000만원, 배우자 예금 일부 등을 모아 8000만원을 주고 아파트를 매입했다"며 "당시 전세를 빼주지 못해 실제로 거주하지는 못했고 1년만에 다시 팔았다"고 밝혔다.

야당 의원들은 증여세 탈루 의혹도 제기했다. 조 후보자의 차남이 외조부에게 4800만원, 조 후보자에게 5000만원 증여받았지만 환경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기 전까지 세금을 내지 않았다는 것이다. 조 후보자는 "증여세 대상이라는 것을 미처 파악하지 못했다"며 "후보자 지명이후 (증여세 대상이라는 것을) 알게 됐고 모두 납부했다"고 했다.

이장우 자유한국당 의원은 조 후보자의 손자가 거액의 예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을 문제 삼았다. 이 의원은 "만 2세 밖에 안되는 아이가 2200만원의 예금을 보유하고 있다"며 "조 후보자의 손자가 이재용이라도 되나"고 캐물었다. 조 후보자는 "친척들이 준 백일·돌 축하금, 용돈 등을 합쳐서 모은 돈으로 알고 있다"며 "제가 2200만원을 모두 증여한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장남의 위장전입 문제에 대해선 "사려깊지 못한 행동에 대해 깊이 반성한다"면서도 "당시 영국에서 귀국한 장남이 교사들의 폭행, 학교폭력 등으로 인해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친구가 있는 학교로 진학하기 위한 선택이었다"고 답했다.

조 후보자의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논란도 일었다. 야당은 조 후보자가 교수시절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지지하는 등 전형적인 '폴리페서'라 공격했다.

임이자 한국당 의원은 "SNS 등을 보면 조 후보자가 박원순의 남자라고 할 수 있다"며 "2012년 민주당 대선자문위원을 맡았다고 본인이 썼고, 이해찬 의원 선대본부도 참가했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가 폴리페서로서 장관 자격이 의심된다는 지적이다. 폴리페서란 정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교수를 이르는 말이다. 본업을 도외시한다는 부정적 의미를 담고 있다.

여당의원들은 상대적으로 조 후보자에 대한 방어에 주력하면서 환경분야 전문성 검증에 시간을 할애했다.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야당에서 이런 저런 지적할 부분은 있겠지만 '당신은 안돼'라고 할 정도는 아닌 것 같다"며 "(성수동 아파트) 다운계약서의 경우도 양도세는 탈루한 게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신창현 민주당 의원은 조 후보자에게 병역면제, 부동산투기, 탈세, 위장전입, 논문표절, 성범죄, 음주운전 등 사례가 없는지 확인한 뒤 "청와대 고위공직자 임명 7가지 기준은 가장 엄격한 기준이다"라며 "이를 통과하고 한점 부끄러움이 없는 것이냐"고 물었다.

신 의원은 조 후보자가 '위장전입은 청와대 기준(2005년) 이전이고 다른 것은 위반 사례가 없다'는 취지로 대답하자 "믿겠다"고 했다.

민주당 간사 한정애 의원도 "혹자들은 예수나 부처가 와도 인사청문회를 통과하기 어려운 것 아니냐는 말을 한다"며 조 후보자를 감쌌다. 폴리페서 논쟁에 대해서도 "과거 정권에서 보면 미운털이 박힐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리를 낸 것은 어떤 정부가 들어서던지간에 (국민을) 무서워하고 좀 더 고민해가면서 정책을 만들어갈 수 있게 한다"고 했다.

전현희 민주당 의원은 "후보자 경력이 부동산 전문가 아닌가하는 의구심 제기되고 있다"며 "국무위원으로써 성장과 환경을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조 후보자는 "환경문제는 모두 개발문제에서 시작됐고 그 기저에는 부동산 문제가 자리잡고 있다"며 "환경문제 연장선상에서 부동산 바라봤기에 시장전문가와 다른 시각을 갖고 있었다"고 답했다. 이어 "경제와 환경이 상생하는 환경가치를 정책에 담아야 한다"며 "경제를 환경과 조화시켜나가는 정책을 훨씬더 심도 있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청문보고서는 24일 여야 간사간 협의를 통해 적격, 부적격 등 채택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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