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최태원·구광모 등 총수 평양서 뭐할지 보니…

머니투데이 박소연 기자 2018.09.18 16:22
글자크기

[2018 평양]리룡남 부총리 면담 외 '깜깜이 일정'…평양시내 시찰·원산 관광특구 등 투자제안 가능성

18일 오전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2018 평양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평양을 방문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최태원 SK회장이 공군 1호기에 탑승해 나란히 앉아 있다. /사진=평양사진공동취재단18일 오전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2018 평양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평양을 방문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최태원 SK회장이 공군 1호기에 탑승해 나란히 앉아 있다. /사진=평양사진공동취재단


제3차 남북정상회담에 특별수행원으로 참석하기 위해 재계 인사들이 18일 방북한 가운데 이들의 일정에 관심이 쏠린다.

임종석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은 전날(17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프레스센터에서 진행한 브리핑에서 "(방북 첫날) 경제인들은 북한 경제담당 내각부총리와 대담하는 시간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둘째날 오후엔) 대통령과 공식수행원, 특별수행원들이 함께 평양의 주요 시설을 참관하게 된다"며 "특별 수행원들은 그 성격에 따라서 다른 곳을 참관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임 위원장은 대기업 총수들의 면담 의제를 묻는 질문엔 "지금 어떤 구체적인 의제를 이야기할 거냐 하는 것은 섣부른 것 같다"며 "경제를 담당하는 내각부총리와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저도 궁금하다"고 답했다.

재계에서도 회담기간 동안 일정을 알지 못한다는 반응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북한에서의 일정에 대해 전혀 전달받은 바가 없다"며 "청와대에서 일정을 직전까지 공개하지 않는 방침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은 이러한 '깜깜이 방북'을 앞두고 특별과외까지 받으며 준비에 만전을 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방북에서 남북 간 구체적인 경협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은 많지 않지만, 향후 대북제재 완화 국면을 대비해 우리 기업인들이 현지 공장 등을 시찰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여명거리나 미래과학자거리 등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이후 새롭게 조성된 최첨단 시설이 참관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서는 북측이 원산 카지노 등 관광특구 개발 및 투자 유치를 위해 우리 기업인들을 초청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지만, 일정이 빠듯해 평양을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란 게 중론이다.


여건상 우리 기업인들이 북한의 경제특구를 직접 방문하지 못하더라도 관계자들이 평양으로 와서 우리 기업인들에게 특구별 특성을 설명하고 투자 유치를 제안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 교수는 "미국과 유엔의 대북제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우리 경제인들이 할 수 있는 역할은 많지 않다"며 "리룡남 내각부총리와의 면담에서도 특별한 얘기가 나오기보단 일반적인 소통 수준의 대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비핵화를 빨리 하면 남북경협이 빨라진다면서 북한을 압박하고 경재계 그룹 총수들이 나설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정에 대해서는 "2박3일간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하기에 평양 시내 여명거리나 과학자거리, 좀 멀리 나가면 남포 서해갑문 등 북한의 과학기술을 상징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곳을 시찰하게 될 것"이라며 "마식령, 개마고원까지 가게 되면 이동시간이 길어지고 국제사회의 비판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우리 재계 인사들이 김정은 위원장과 만찬 등을 계기로 보는 것 외에 직접적인 대화를 나눌 가능성도 낮다"고 내다봤다.

18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제3차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단이 평양으로 향하는 전용기에 탑승하고 있다. /사진=평양사진공동취재단18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제3차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단이 평양으로 향하는 전용기에 탑승하고 있다. /사진=평양사진공동취재단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