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유정수 디자이너
2000년과 2007년, 그리고 올해 진행돼 온 비핵화 협상의 '연결'을 의미하는 평양 남북 정상회담에서 관심이 가는 부분은 김 위원장의 방남이 결정될 지 여부다. 오는 18~20일 평양에서 진행되는 남북 정상회담을 계승할 수 있는 '서울 회담'에 양 정상이 합의할 지 여부가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다.
김 위원장이 서울행에 확답을 줄 가능성은 충분하다. 문 대통령은 이번이 김정은 위원장과 3번째 만남이다. 보다 허심탄회하게 북한 최고 지도자의 첫 서울 방문을 논의할 수 있는 환경이다. 김대중(DJ)·노무현 전 대통령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초면'이었던 것과 다르다. 2000년 DJ 방북 당시 김정일 위원장의 방남 합의에도 불구하고, 이뤄지지 못했던 과업을 잇는다는 의미도 있다.
합의문에 명시를 한다면 2000년과는 달리, 김정은 위원장의 방남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고 할 수 있다. 남북은 4·27 판문점선언 이후 합의 사안을 정확하게 지켜나가는 것에 공을 들이고 있다. 문 대통령이 연내 종전선언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도, 흔들림없는 '연결'과 '계승'을 통해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추진하기 위해서다. 반 세기 만의 첫 만남에 의의가 있었던 2000년, 경협 등 공동사업 추진을 합의했지만 정권 임기 말이어서 힘이 실리지 못했던 2007년의 합의와는 차이가 있다.
회담도 장시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남북 정상회담이 한미-북미 등 남북미 3자 테이블의 구도 속에서 진행된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양 정상은 이미 1차 판문점 회담에서 도보다리를 걸으며 장시간 진지한 대화를 나눈 전력도 있다. 2000년에는 약 6시간, 2007년에는 약 4시간 동안 회담을 진행했었다.
남북-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드러난 김정은 위원장의 럭비공 같은 면모를 고려할 때, 돌발 상황도 분명히 발생할 것으로 관측된다. 아버지 김정일 위원장도 그랬다. 2000년에는 순안공항에 깜짝 영접을 나와 비행기를 타고 온 DJ와 뜨거운 포옹을 나눈 후 승용차에 동승을 한 채 평양 시내로 향했었다. 2007년에게는 노 전 대통령에게 방북 하루 연장을 깜짝 제안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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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에서 돌발적으로 야경 투어를 나오는 등, 아버지 못지 않게 '파격'을 즐기는 김정은 위원장의 성향은 이번에도 발휘될 것이다. 특히 정보가 통제되는 평양의 사정을 고려할 때 돌발 일정의 진행 여부를 서울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 모인 취재진들이 파악하는 것도 숙제가 될 전망이다.
김정은 위원장이 영접을 나올 가능성은 높다. 아버지 김정일 위원장도 두 차례의 평양 남북 정상회담에서 모두 영접을 나왔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이 서해직항로로 하늘길을 이용하는 점을 미뤄볼 때, 환영식은 2000년 처럼 순안공항에서 이뤄질 수 있다. 그게 아니라면 2007년 처럼 평양 시내에서 환영식이 진행될 것이다. 지난 5월 판문점 북측 지역에서 진행된 남북 정상회담에서는 김정은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통일각 밖에 영접을 나왔고, 통일각 안에서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을 맞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