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수익률 0%…외국인 "미워도 SK하이닉스"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18.09.10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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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전략]2018년 외국인 순매수 1위는 SK하이닉스...1조2252억원 순매수

D램 가격 고점이 가까워졌다는 '반도체 슈퍼사이클' 논쟁이 재발했지만 2018년 들어 외국인이 한국 증시에서 가장 많이 산 종목은 SK하이닉스였다. SK하이닉스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타는 가운데 미국 캐피탈 그룹의 5% 지분 신고가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2018년 수익률 0%…외국인 "미워도 SK하이닉스"


10일 코스피 시장에서 SK하이닉스 (177,900원 ▲7,300 +4.28%)는 전일대비 600원(0.79%) 오른 7만6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2017년말 대비 SK하이닉스의 올해 주가 수익률은 0%를 기록 중이다. 그럼에도 SK하이닉스는 코스피·코스닥을 통틀어 2018년 외국인 순매수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외국인은 지난 7일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SK하이닉스 주식을 1조2252억원 어치 순매수했다.

◇반도체 다운사이클…美 캐피털그룹은 왜?=지난 5일 미국계 펀드 캐피탈그룹은 SK하이닉스 지분 5.05%를 보유 중이라고 신규 보고했다. 보유주식 수는 3676만8637주다.



초장기 가치투자를 한다고 알려진 미국계 운용사 캐피털그룹은 1998년 동아시아 외환위기 때 삼성전자 주식을 사서 지금도 보유 중인 것으로 유명하다. 2000년대 초반 캐피탈그룹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삼성전자(5.01%)를 비롯해 삼성SDI 제일기획 포항제철(현 POSCO) 등을 집중 매입했고 장기적으로 우수한 성과를 냈다.

1931년 설립된 캐피탈그룹은 피델리치, 뱅가드와 함께 리서치가 강한 세계 3대 운용사로 알려져 있다.

정창원 노무라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D램 가격이 고점을 치고 곧 하락하겠지만 그렇다고 반도체 업체 이익이 크게 꺾이진 않을 전망"이라며 "업황이 크게 꺾인다면 미국계 펀드인 캐피탈그룹에서 SK하이닉스를 추가 매수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의 현 주가는 D램 가격이 이미 폭락한 상황을 가정한 수준으로 저평가라는 분석이다. SK하이닉스의 현 시가총액은 55조6922억원으로, 올해 예상 영업이익(22조2966억원)과 순이익(16조5159억원) 대비 과도한 저평가 상태다.

◇오르막 있으면 내리막 불가피하지만…"하락 과도해"=전문가들은 3분기를 고점으로 4분기부터 D램 가격 조정이 올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체의 주가는 D램 가격이 20% 정도 하락한 것을 가정한 수준으로 낮다는 지적이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이사는 "D램이 기나긴 강세장 후에 숨고르기를 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하지만 과거와 확연히 다른 수요와 공급의 역학을 고려할 때 메모리 업황 둔화가 온다 해도 그 길이와 깊이는 단기적이고 얕은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이어 "여러 논란이 있지만 메모리 슈퍼사이클을 만든 수요와 공급의 안정적 프레임은 여전히 작동하고 있다"며 "하지만 반도체 업체 주가는 향후 발생가능한 이익 둔화 가능성을 충분히 반영할 정도로 조정을 거쳤다"고 언급했다.

김동원 KB증권 테크 팀장은 "많은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 당분간 SK하이닉스 주가는 박스권 등락이 예상된다"며 "하지만 현 시점은 저평가된 가치와 견조한 이익 추이에 초점을 둘 때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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