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탄핵당했지"…故노회찬 사이다 발언 재조명

머니투데이 박가영 인턴기자 2018.07.23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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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장면' '모기' '콩쥐팥쥐' 등 쉬운 비유 사용한 어록 인기…네티즌 "벌써 그립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사진제공=정의당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사진제공=정의당



'국민 사이다' '노르가즘' '언어 유희왕'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62)에게 붙었던 수식어다. 노 원내대표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에 '노회찬 어록 모음'이 따로 있을만큼 인상을 남겼던 그의 생전 발언이 재조명되고 있다.

노 원내대표는 각종 토론 프로그램에 출연, 정치 현안에 대한 사이다 발언으로 국민 체증을 풀어주는 대표적인 진보 논객이었다. 2004년 총선 당시 "50년 쓰던 고기 판에 삼겹살 구우면 새까매진다. 이젠 삼겹살 판을 갈아야 한다"는 이른바 '판 갈이론'은 1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네티즌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다.



노 원내대표의 대표 명언 중 하나는 올해 초 한 토론회서 등장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비판에 노 원내대표가 일침을 가하며 눈길을 끌었다. 토론 도중 김 원내대표가 정의당 소식인 노 원내대표가 같은 야당인 자유한국당의 의견을 지지하지 않자 "희한한 야당을 다 봤다"고 말했고, 이에 노 원내대표는 "그러니까 탄핵을 당했지 이 사람아"라고 맞받아쳤다.

번뜩이는 비유와 촌철살인 화법으로 노 원내대표는 '비유의 달인'으로 통했다. 지난해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는 '박근혜 사면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안 전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에 대한 국민의 요구가 있으면 사면위원회에서 다룰 내용"이라고 긍정적인 발언을 한 뒤로 논란이 되자 "사면에 동의하는 것이 아니다. 사면권 남용은 안 된다는 말씀을 드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노 원내대표는 "중국집 앞을 지나가면서 돈이 있다면 자장면 먹는 문제를 심각하게 검토할 수 있다. 이 얘기는 먹고 싶다는 것 아니냐"고 날카로운 비유로 일침을 가했다.



노 원내대표는 한국당을 '에프킬라를 발견한 모기'에 빗대기도 했다. 지난해 6월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 전 환담에 불참한 정우택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찾아가 악수를 청한 것에 대해 "문 대통령이 공세적 스킨십으로 다가오면 한국당 의원들은 이 때문에 우리 입지가 줄어들진 않을까 걱정할 것"이라며 "거의 에프킬라를 발견한 모기처럼 곤란한 상황에 처했다"고 해석했다,

'노회찬 어록'은 정치권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지난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논란이 됐던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 추월 경기에 대해 빙상연맹의 차별대우가 선수들에게도 전이된 것이라며 "팥쥐가 콩쥐를 구박하는 것은 팥쥐 엄마가 콩쥐를 구박하는 것을 따라 한 것이다"고 날카롭게 비판했다.

어려운 논리로 상대를 제압하기보다 쉽게 정곡을 찌르는 비유로 듣는 이들의 속을 시원하게 해줬던 노 원내대표의 비보에 네티즌들은 침통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네티즌들은 "국민 사이다 노회찬 벌써 그립다" "지지자는 아니었지만 보수진영을 향한 그의 사이다 같은 발언들을 참 좋아했다" "다시없을 사이다 정치인이 그리울 것" "촌철살인의 귀한 말씀을 기억하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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