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득 현대모비스 사장 "분할합병계약 해제 후 재추진"

머니투데이 황시영 기자 2018.05.21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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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주주, 시장과 소통 많이 부족했음을 절감…분할합병 방안 보완·개선하기 위해 일단 해제"

현대모비스 (241,500원 ▼2,500 -1.02%)가 현재 체결돼 있는 글로비스와의 분할합병계약을 '해제'한 후 '재추진'하겠다는 입장을 21일 밝혔다. 지난달 4일 미국계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의 공격이 시작된 이후 ISS, 글라스루이스 등 양대 의결권자문사가 반대를 권고하면서 오는 29일로 예정된 임시 주주총회에서 분할합병안 통과 가능성이 낮아진 데 따른 것이다.

현대모비스는 21일 임시 이사회를 열어 "현재 체결돼 있는 분할합병계약을 해제한 후 다시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다.



현대모비스는 글로비스와의 분할합병 추진 관련 29일로 예정된 임시 주주총회도 취소키로 결정했다. 회사는 "이는 주주와 시장의 충분한 신뢰와 지지를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며 내부의 신중한 검토와 논의를 거쳤다"며 임영득 대표이사 사장 명의의 입장문을 냈다.

임 사장은 '주주님들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입장문을 통해 "당사는 지난 3월 28일 A/S부품사업부문 및 모듈사업부문을 분할해 현대글로비스에 합병하는 분할합병 방안을 결의했다"며 "이를 통해 현대모비스는 자율주행·커넥티비티 등 미래기술을 선도하는 자동차 핵심부품 원천기술 회사로, 현대글로비스는 조립·물류·A/S 등 완성차 공급체인(Supply Chain)과 미래 모빌리티 회사로 거듭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사업구조 개편은 글로벌 경영환경과 규제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동시에 전문성을 강화해 본연의 경쟁력을 높이고, 장기적으로 기업가치를 제고해 주주의 이익에 부합하는 최선의 방안이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임 사장은 "그러나 개편안 발표 이후 주주 분들과 투자자 및 시장에서는 다양한 비판적 견해와 고언을 주셨고 저희는 여러 주주 분들 및 시장과의 소통도 많이 부족했음을 절감했다"며 "당사는 회사 내부의 신중한 검토 및 논의를 거쳐 현재 제안된 분할합병 방안을 보완·개선하기 위해 2018년 5월 21일 당사 이사회에서 현재 체결돼 있는 분할합병계약을 일단 해제한 후 다시 추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임 사장은 "어떠한 구조개편 방안도 주주 분들과 시장의 충분한 신뢰와 지지를 확보하지 않고서는 효과적으로 추진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당사는 글로벌 사업경쟁력 및 투명한 지배구조를 갖추고 주주와 시장의 충분한 신뢰와 성원을 받을 수 있도록 거듭나기 위해, 더욱 적극적이고, 겸허한 자세로 주주 및 시장의 의견을 받아들이고 살펴보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투자·핵심부품 사업과 모듈·AS부품 사업 부문을 인적 분할하고, 모듈·AS부품 사업 부문을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는 지배구조 개편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분할합병 비율은 0.61 대 1이다. 현대모비스 주주는 주식 1주당 현대글로비스 신주 0.61주를 배정받는다.

하지만 정부 당국과의 교감에도 헤지펀드인 엘리엇을 시작으로 ISS와 글라스루이스 등 양대 의결권자문사가 반대를 권고하면서 시장의 반격을 받았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도 분할합병에 대해 주주들에게 반대를 권고했다.

잇단 의결권자문사의 반대로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 오는 29일 열리는 임시주총에서 표대결 승리를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실제로 분할합병 주총안건은 참석주주의 3분의 2이상의 동의를 받아야한다. 분할합병과 같은 첨예한 안건은 보통 80% 이상의 주주가 참석하는데, 현대차그룹 입장에서는 최소한 54%의 찬성표를 얻어야 한다. 2015년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때 주총 참석률은 83.6%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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