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쇼크'…수세 몰린 바이오株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18.05.02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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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 17% 급락...바이오株 조정 계속돼

금융당국의 회계처리 부적격 판단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급락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회계 위반이 최종 결정될 경우 행정 소송까지 불사한다고 밝혔지만 투자심리가 등을 돌려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비롯한 바이오주가 줄줄이 하락했다.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쇼크'…수세 몰린 바이오株


2일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774,000원 ▼6,000 -0.77%)는 8만4000원(17.21%) 하락한 40만4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 급락에 셀트리온도 4.43% 내렸고 코스닥 시장에서 차바이오텍도 3.95% 하락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날 금감원의 회계처리 분식 결론에 "관련 회계처리는 3대 회계법인으로부터 적절성을 인정받았다"며 "최종적으로 분식회계라는 결론이 나오면 행정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침묵하는 애널리스트…삼성바이오 향방은=삼성바이오로직스를 분석하고 투자의견을 내는 증권사 10곳 가운데 이날 금융당국의 회계처리 부적격 판단에 의견을 밝힌 증권사는 KB증권(투자의견 '중립') 한 곳에 불과했다. 10개 증권사의 투자의견은 8곳이 매수, 2곳이 중립이다.



서근희 KB증권 연구원은 "금융위원회가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처리에 대한 고의성을 인정하면 회의 처리 위반 금액의 최대 20%까지 과징금을 추징할 수 있다"며 "회계 처리 위반 금액이 자본이 2.5%를 넘어가면 상장 실질 심사 대상에 들어가 거래가 정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우려는 단기적으로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금융위 결정과 바이오젠 콜옵션 행사 여부에 따라 주가 변동성이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6년 도입된 성장유망기업 요건에 맞춰 상장한 것이지 2015년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회계 처리 변경으로 흑자전환해 거래소 상장이 가능했던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당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지분 91.2%를 보유했고 합작사 바이오젠이 지분을 50%-1주까지 늘릴 수 있는 콜옵션을 가졌다는 이유로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자회사가 아닌 관계회사로 분류했다.

덕분에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장부가액(2900억원)이 아닌 공정시장가액(4조8000억원)으로 평가받을 수 있었고 동시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투자자산 평가차익 2조7000억원을 반영해 2015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서 연구원은 "현재까지 바이오젠 콜옵션이 행사되지 않았기 때문에 당시에 가능성을 고려해 회계 기준을 변경했던 것은 회계 처리 기준을 위반했다 볼 수 있다"면서도 "향후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에 따라 회계 처리 문제가 다소 해소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바이오株 대세 하락의 신호탄 될까=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 위반 이슈는 남북경제협력 관련주의 부상으로 조정받던 바이오주에 추가적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그동안 바이오 업종에 누적됐던 주가, 수급, 밸류에이션(기업가치) 피로가 남북경협주라는 새로운 '알파 플레이' 원천을 찾은 시장 투자가의 변심과 맞물려 주가 조정으로 표출되고 있다"며 "바이오주 강세가 상당 기간 진행된 만큼 이제는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다만 바이오주 동반 하락은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문제가 삼성에 국한된 문제라는 인식이 확산되며 진정되는 흐름이었다. 셀트리온 (177,700원 ▲300 +0.17%), 차바이오텍은 하락했지만 개발비 자산화 이슈가 없는 신라젠 (4,575원 ▲10 +0.22%)은 2.20% 올랐고 에이치엘비도 0.49% 상승 마감하는 등 종목별 차별화가 두드러졌다.

전상용 토러스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바이오주 가운데 신약 가치와 시판 가능성이 고평가된 곳도 있지만 신라젠, 에이치엘비 등 글로벌 생명공학 업계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은 기업도 있다"며 "바이오주가 단기 조정을 받을 수 있으나 결국은 기술력에 따라 주가도 달라질 것"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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