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남북 정상회담에 장중 2500대 탈환

머니투데이 송선옥 기자 2018.04.27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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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포인트]외인 현선물 순매수·삼성전자 강세… 코리아 디스카운트 즉각 해소엔 신중론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오전 판문점에서 만나 인사를 나눈 후  공식 환영식장으로 이동하고 있다.2018.4.27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오전 판문점에서 만나 인사를 나눈 후 공식 환영식장으로 이동하고 있다.2018.4.27


코스피 시장이 27일 남북 정상회담 기대감과 미국 증시 훈풍에 힘입어 상승하고 있다. 액면분할을 앞둔 삼성전자 (77,400원 ▲1,100 +1.44%)로 매수세가 유입된 것도 지수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오전 11시28분 현재 전일대비 16.03포인트(0.65%) 오른 2491.67을 기록하고 있다.



외국인과 개인 순매수에 힘입어 상승 개장한 코스피는 개장후 얼마 안돼 한달만에 2500대를 탈환했다. 코스피가 장중 2500선을 넘어선 것은 지난달 22일 이후 한달여만이다. 남북 정상이 만나기 직전인 9시17분께는 2508.13까지 오르기도 했다. 기관이 매도 규모를 키우면서 상승폭을 줄이기는 했으나 외국인이 현선물 순매수를 받쳐주면서 순항중이다.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은 865억원 순매수하고 있다. 기관이 1477억원 순매도인 반면 개인이 다시 ‘사자’로 돌아서 553억원 순매수다. 전일 선물시장에서 이례적으로 1만계약 이상 순매수했던 외국인은 이날도 3095계약 순매수를 기록하고 있다.



◇삼성전자, 액분 기대감에 강세=시가총액 상위종목 중에서는 삼성전자 (77,400원 ▲1,100 +1.44%)가 실적호조와 액면분할 기대감에 1%대 강세다.

삼성전자는 50대 1 액면분할로 오는 30일부터 내달 3일까지 매매거래가 정지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액면분할 이벤트가 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못하지만 유통주식수가 증가해 수급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기대감은 개인은 이번주 들어 삼성전자를 7387억원 순매수했다. 이에 반해 외국인은 7917억원 순매도했다.

다만 이날은 DSK 제이피모간 등 외국계 증권사 창구에서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 아마존 인텔 등 미 기술주들이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것 등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 (177,400원 ▲6,800 +3.99%)가 반도체 호황 지속 전망에 상승중이며 셀트리온 (177,600원 ▲200 +0.11%)이 4% 강세다.

현대차 (248,000원 ▼2,000 -0.80%)가 전일 어닝 쇼크에도 불구하고 96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과 4129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 결정에 소폭 상승중이다. 셀트리온 삼성물산 KB금융 LG화학 현대모비스 신한지주 등이 오르고 있으나 POSCO NAVER 삼성생명 등이 약세다.

북한 인프라 투자 증가 기대감에 한국전력 (20,950원 ▲50 +0.24%)이 1% 이상 오르고 있다. 인디에프 좋은사람들 재영솔루텍 신원 제이에스티나 등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이 동반 상승중이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완화에 신중론=남북 정상회담이 투자심리 개선에 긍정적인 것은 분명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경제 활성화를 천명하면서 남북 경제협력이 가시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전력 건설 등 인프라 분야는 물론 농약 종자 분유 의약품 등 인도적 차원의 지원분야도 유망하다.

다만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급진적인 완화에 대해서는 신중한 시각도 나오고 있다.

한국의 전쟁 위험이 항상 잠재돼 왔지만 사안이 너무 중대해 전쟁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학습효과가 오랫동안 축적되어 오면서 실제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가 ‘코리아 디스카운트’에 미친 영향력이 크지 않다는 얘기다.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이 영국 프랑스 등과 같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또 향후 한미 정상회담, 북미 정상회담이 남아 있고 ‘종전 선언’이나 ‘비핵화 로드맵’ 등을 위한 구체적인 성과가 진행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이번 남북정상회담이 상징적 의미에 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오태동 NH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은 무디스 기준 Aa2로 총 2개 등급 중 상위 세번째에 해당한다”며 “지정학적 위험완화에 따른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너무 큰 기대를 걸지 않는 것이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 증시의 디스카운트 요인 중 소홀한 주주가치 정책의 영향이 더 크다고 본다”며 “올해 추정 MSCI(모간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전세계 지수의 배당 성향은 39.3%인데 반해 한국은 19.9%로 주요 국가중 가장 낮다”고 강조했다.

한편 원/달러 환율도 6거래일만에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은 서울 외국환시장에서 전일대비 2.90원(0.27%) 내린 1078.00원을 기록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6.9원 내린 1074원으로 개장했으나 낙폭을 줄였다.

남북 정상회담 기대감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위험선호가 강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달러 강세를 지지했던 미국 10년만기 국채금리가 2%때로 하락한 것도 원/달러 환율 하락에 일조했다. 미 10년물 금리는 앞서 2.98%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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