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1개 채굴 수백달러 손해…채굴기 수요 급감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2018.04.20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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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건스탠리 "비트코인 채굴 원가 8600달러…대만 반도체회사 TSMC 매출 10% 채굴기 수요 의존"

캐나다 퀘벡의 한 가상통화 채굴장에 설치된 채굴기 모습. /AFPBBNews=뉴스1캐나다 퀘벡의 한 가상통화 채굴장에 설치된 채굴기 모습. /AFPBBNews=뉴스1


비트코인 가격이 추락하면서 비트코인 채굴의 채산성도 크게 떨어졌다. 비트코인 한 개 채굴하면 오히려 수백 달러의 손해라는 분석이다. 채굴기 수요가 급감하면서 '가상통화 특수'에 기대던 대만 반도체 업체 TSMC도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19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전문 채굴업자 기준 비트코인 채굴 원가가 8600달러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비트코인 가격이 8200~8300달러 정도라는 점을 고려하면 채굴할수록 300~400달러의 손해가 발생한다는 의미다.



비트코인 채굴이란 거래 정보를 가진 블록 생성과 연결을 위한 복잡한 계산 과정을 수행하고, 대가로 비트코인을 받는 행위를 말한다. 이를 위해서는 고성능의 컴퓨터 장비와 냉방 시설, 막대한 전기 에너지가 필요해 원가가 높게 책정된다.

원가를 낮추고 채굴 효율을 높이기 위해 여러 사람이 컴퓨터 자원을 공유하는 '마이닝풀'이 구성되기도 하지만 최근 채굴 경쟁이 심해지면서 이마저도 수익을 내기 힘든 상황이 됐다.



모건스탠리의 찰리 챈 연구원은 "이번 조사에서 전문업자의 채굴원가는 kWh(킬로와트시)당 0.03달러라는 낮은 전기요금을 적용했다"면서 "kWh당 0.05달러를 기준으로 한 개인 채굴자의 원가는 1만200달러에 이른다"고 전했다.

가상통화 채굴 채산성 악화는 채굴기 수요 감소로 이어져, 핵심 부품인 반도체를 공급하는 업체에도 충격을 줄 전망이다. 실제로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는 이날 올해 매출액 증가율 전망치를 기존 10~15%에서 10%로 하향 조정했다. 모건스탠리는 현재 TSMC 매출의 10%가량이 가상통화 채굴 분야에서 발생한다고 추산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인 TSMC는 가상통화 채굴기 제작을 위한 주문형 반도체(ASIC) 특수를 누려왔다"면서 "최대 고객인 애플의 아이폰 판매가 부진한 상황에서 채굴기 수요까지 줄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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