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스케이팅 김보름이 20일 오후 강원도 강릉시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여자 팀추월 준준결승 관련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
빙속 백철기 감독과 김보름은 20일 팀추월 팀워크 논란을 직접 해명했다. 정작 논란의 중심에 선 노선영(29·콜핑팀)은 뒤로 숨었다. 김보름은 훈련한 대로, 계획대로 질주했다.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했을 뿐인데 결과가 황당하게 돼 버렸다.
백철기 감독에 따르면 원래는 선두 주자를 각각 2번씩 맡기로 돼 있었다. 6바퀴를 돌기 때문에 가장 무난하고 안정적인 방법이다. 하지만 타 팀 전력을 분석해본 결과 동메달은 가능할 것으로 보였다. 가장 빠른 기록을 낼 수 있는 작전으로 선회했다.
백 감독은 "경기 전에 더 좋은 기록을 내기 위해서는 중간에 놓고 가는 것보다 속도를 유지해서 노선영이 뒤에 따라가는 게 좋다고 노선영이 직접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이어 "마지막 바퀴가 우려되긴 했지만 대화 많이 했고 좋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 열심히 하려는 노선영의 생각을 무시할 수 없었다. 결과에 대한 책임은 나에게 있다"고 덧붙였다.
대표팀은 2분 59초를 목표로 탔다. 김보름은 "마지막 두 바퀴 랩타임을 29초로 끊어야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다. 앞에 4바퀴를 정말 잘 탔다. 해낼 수 있다는 욕심이 나 29초에만 신경 썼다. 결승선에 다 와서야 (노선영이)처져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선두에 있을 때 뒤에 선수를 챙기지 못한 점은 내 잘못이 크다"며 눈물을 훔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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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주자 박지우도 "너무 당황했다. 함성이 크고 우리도 긴장해서 몰랐다. 너무 당황했다. 생각도 못했다"고 당혹스러워 했다. 백 감독은 "지도자들도 큰 소리로 상황을 전달했는데 링크 분위기 때문에 앞에서 파악하지 못한 상황이라 그대로 진행됐다"고 돌아봤다.
결국 김보름은 자기 임무에만 집중했을 뿐이다. 기자회견을 통해 해명하고 사죄했음에도 비난 여론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올라갔다. 앞만 보고 달린 죗값으로는 가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