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비인형' 美 마텔, 하스브로 인수 제안 '퇴짜'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2017.11.16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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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텔, 하스브로가 제안한 인수가격 수용 안 해

미국 마텔사가 제작하는 대표 완구 바비인형/사진=블룸버그 미국 마텔사가 제작하는 대표 완구 바비인형/사진=블룸버그


미국 양대 완구업체 중 한 곳인 마텔이 또 다른 대형 완구업체 하스브로의 인수 제안에 '퇴짜'를 놨다고 로이터 통신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세계 최대 완구업체의 탄생이 결국 무산될지 주목된다.

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마텔이 최근 하스브로로부터 인수 제안을 받았지만 이를 거절했다고 전했다. 마텔 측에서 하스브로가 제안한 인수 가격이 '저평가 됐다'고 주장하면서다. 또 마텔 측은 하스브로가 반독점 당국의 잠재적인 규제 가능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보도에 따르면 현재 양사의 협상이 지속될 지는 불분명한 상태다.



로이터는 마텔 주가가 하스브로에 비해 크게 부진함에도, 올 초 취임한 마텔 최고경영자(CEO) 마가렛 조지아디스가 하스브로에서 제안받은 것보다 더 유리한 조건을 주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스브로가 마텔에 제안한 거래 조건은 알려지지 않았다.

지난주 전해진 하스브로의 인수 제안 소식은 시장의 이목을 모았다. 트랜스포머 완구, 마이 리틀 포니 인형, G.I 조 등을 만드는 하스브로와 바비인형으로 유명한 마텔은 미국의 양대 완구업체다. 세계 최대 규모의 두 완구 업체가 합병할 경우 초대형 완구업체가 탄생한다. 합병 기대감에 보도가 전해진 10일 양사 주가가 모두 급등했다.



하스브로의 마텔 인수 시나리오는 앞서 시장에서도 흘러나왔다. 두 회사가 합병하면 완구업계 업황 악화를 타개할 수 있는 방책이 될 수 있다는 진단이다. 실제로 양사는 지난 1996년과 2015년 말에도 합병 논의를 한 적이 있다.

완구업계는 태블릿 등 전자기기 발달로 완구 수요가 줄어들며 구조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 지난 9월 세계 최대 장난감 유통사 토이저러스(Toys R Us)의 파산보호(챕터 11) 신청이 사업 환경을 더 악화시키는 악순환을 초래했다. 토이저러스 역시 완구 수요가 줄면서 경영난을 지속하다 결국 미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특히 마텔이 부진의 늪을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수년째 매출 감소로 고전하다 급기야 3분기 실적 발표에선 분기 배당 중단 방침을 밝혔다. 인수 소식이 전해지기 전까지 마텔의 주가는 올해만 50% 떨어졌다.


하스브로 역시 '겨울왕국', '스타워즈' 라인업 등의 판매 호조로 암울한 업황을 타개하며 상대적으로 선전하고 있지만, 이후 전망을 낙관할 수만은 없다. 지난달 말 3분기 실적발표에서 제시한 올해 매출액 전망이 시장 기대에 못 미치며 실적 발표 당일 주가 급락을 겪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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