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01~04호 상폐 수순… 돌리던 폭탄이 터졌다

머니투데이 김훈남 기자 2017.03.21 14:39
글자크기

자본잠식 공시에도 되레 수요 몰려 한달새 5배넘게 주가 상승…대부분 투자금 손실 불가피

코리아01~04호 상폐 수순… 돌리던 폭탄이 터졌다


한진해운에 배를 빌려주고 용선료(이용대금)를 투자자에게 지급하는 선박투자회사 코리아01~04호가 일제히 상장폐지 수순을 밟는다. 외부감사기관으로부터 감사의견을 거절당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투기성 거래에 뛰어든 개미(개인투자자)들이다. 지난달 한진해운의 파산과 자본잠식 공시에도 이들 선박투자회사의 주가는 급상승세를 이어왔다. 한 달 새 5배 넘는 주가 급등에 편승했던 투자자들의 손실이 불가피해졌다.



코리아01호 (308원 ▼102 -24.9%)코리아02호 (203원 ▲21 +11.5%), 코리아03호 (136원 ▼31 -18.6%), 코리아04호 (139원 ▼61 -30.5%) 등 선박투자회사 4곳은 20일 장 마감 후 공시를 통해 외부회계법인으로부터 '의견거절' 감사의견을 답은 감사보고서를 제출했다. 이에 따라 유가시장본부는 이들 4사에 대해 상장폐지절차를 밟는다고 밝혔다.

외부감사를 맡은 삼일회계법인은 "회사의 존속 여부는 선박매각과 정산절차 진행경과, 대여금 회수금액·시기 등 불확실성을 포함하고 있다"며 "이를 합리적으로 추정할 수 있는 감사증거를 입수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상장폐지절차가 시작되며 코리아 01~04호에 돈을 넣은 투자자의 손실이 현실화됐다.



코리아01~04호의 상장폐지는 충분히 예견된 상황이다. 지난달 이들 선박투자회사에 용선료를 지급해오던 한진해운이 파산, 용선료 상당 부분이 미수금으로 남았다.

한진해운 기업회생절차 개시 이후 △선박 조기반환 △선박 매각절차 진행 △대여금 회수 불확실성 등 비용을 반영한 결과 50%이상 자본잠식이 발생했다. 코리아01~04호는 지난달 13일 공시를 통해 자본잠식 사실을 밝혔다.

그러나 주가는 반대로 움직였다. 코리아 01호는 자본잠식 사실을 공시한 이후 2100원까찌 하락했으나 이달 들어 9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상한가도 2번. 거래 정지 후 재개된 16일 장에서도 24.4% 급등했다. 주당 2100원하던 주식은 한달여 동안 5.2배 오른 1만95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장중 최고가는 1만1200원까지 올랐다.


지난달 하루 평균 261만여주였던 거래량은 이달 7일 1315만여주까지 치솓았다. 외인 비중은 1%미만, 기관 거래량은 0주다. 즉 주가 급들을 노린 개미들의 투기성 수요가 몰린 결과다. 이 도박의 끝은 정리매매 당시 200% 넘게 급등했던 한진해운과 동일하게 마무리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주가가 급등하는 종목을 보고 각종 투기성 수요가 몰린 결과"라며 "일부 작전세력들만 이득을 볼 뿐, 결국 손해는 한창 주가가 오르던 시기에 들어간 개미들이 지는 셈"이라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