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 소속 회원들의 집회 모습/사진=뉴스1
헌법재판소는 지난 23일 헌법재판관 8명에 대한 근접경호를 경찰에 요청했다. 최종 변론기일이 확정되고 다음 달 초 선고가 유력해지며 헌재를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고 있어서다.
대통령 변호인 측은 헌재에서 재판관들의 인신공격까지 서슴지 않고 재판장에서 탄핵이 인용될 경우 "내란이 일어날 수 있다", "시가전으로 아스팔트가 피로 덮일 것"이라고 주장하는 등 극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
실제 폭력 사건이 일어난 경우도 있다. 이달 11일 친박 집회 현장을 취재 중이던 모 언론사 취재기자가 수십 명의 시위대로부터 주먹, 태극기 봉으로 집단구타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청년 암살단" 모집 메시지가 공유된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이날 실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한 장의 사진이 확산됐다. 사진에는 백여 명 가량 모여있는 단체 카카오톡 채팅방에 '청년 암살단 모집'이라는 내용의 메시지가 공유됐다. “언제라도 죽음을 준비한 분으로 유서를 작성해두신 20~65세의 무술에 능하신 분은 더욱 좋다”는 자극적인 내용이다. 이어 “무술을 전혀 못하셔도 열사로서 유관순, 윤봉길, 안중근처럼 사즉생의 각오로 좌초될 위기의 대한민국을 구하고자 하는 애국열사를 모십니다"라고 적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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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정치인에 대한 공격이 발생하기도 해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한 60대 남성이 24일 서울시청 1층에서 열린 행사에서 축사 중이던 박원순 시장에게 흉기를 들고 달려들었다. 남성은 "박원순 때문에 억울해 못 살겠다"고 외친 후 흉기로 자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남성은 재개발 관련 보상에 불만을 품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 박 모씨는 "유력 정치인에 대한 테러가 걱정된다. 경호를 강화해야 한다"며 "김정남 피살 사건을 보며 정적 제거를 위해 폭력을 동원하는 게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탄핵 인용을 주장하는 일부 지지자들 가운데에서도 "기각되면 혁명을 해야 한다", "그때는 직접 뒤집어야 한다"는 발언이 나오는 등 탄핵을 두고 시민들 사이에서 극단적 주장이 확산되고 있다.
이 같은 양상에 대해 대학생 신 모씨는 "완전히 무정부 상태를 보는 것 같다"며 "세상엔 다양한 사람이 있으니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려 노력했지만 요즘은 정도가 너무 심하다"고 토로했다.
정치인부터 자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회사원 김 모씨는 "지지자들 뿐 아니라 정치인들도 문제"라며 "정치인들이 지지자들을 자극하고 부추기는 행태를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