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던 모바일설문 창업자? 금융에서 새 답 찾을래요"

머니투데이 서진욱 기자 2016.07.26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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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인큐 이어 '연쇄창업'…한국신용데이터 김동호 대표

"잘나가던 모바일설문 창업자? 금융에서 새 답 찾을래요"


2014년 포브스코리아가 선정한 ‘2030 파워리더’, 모바일 설문조사 시장 점유율 80%에 이르는 ‘오픈서베이’를 만든 주역. 그런 그가 지난 1월 불현듯 자신이 창업한 회사를 떠났다. 창업 5년 만에 고객사 850여곳을 확보하며 안정적인 사업 기반을 확보한 시점이라서 그의 결정엔 큰 의문 부호가 붙었다.

아이디인큐 창업자인 김동호 전 대표(사진·30) 이야기다. 25세에 한국과학영재학교 1기 동기생들과 아이디인큐를 창업, 연간 1500개 프로젝트를 펼치는 기업으로 키웠다. 그런 그가 어떤 이유로 대표직에서 물러났던 것일까.



김 전 대표는 “대표이자 주요 주주로서 회사의 성장을 위한 결정을 내린 것”이라며 “회사를 이끌어 가는 대표로 내가 최적의 대안인가라는 고민을 항상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실현 여부를 가늠할 수 없는 시기를 지나 안정적인 사업기반을 확보한 단계로 접어들었기 때문에 전문경영인이 이끌어 가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대표 사임 이후 김 전 대표는 그동안의 삶과 반대되는 경험을 위해 돌아다녔다. 전국 각지의 인간문화재들과 만났고 전통시장과 박물관 등을 찾아다녔다. 평생 한 가지 업에 몰입한 이들이 어떤 마음가짐인지 알고 싶었기 때문이다.



김 전 대표는 “평생 변하지 않고 하나만을 추구하는 이들을 만나면서 지나치게 새로운 것만을 따라다녔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해결하고 싶은 문제가 있다면 본질에 집중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평소 관심사였던 금융 분야에서 해결하고 싶은 문제를 찾았다. 김 전 대표가 만났던 중소사업자들의 가장 큰 고민은 운영자금 조달이었다. 은행의 대출심사를 통과하지 못해 이자가 높은 사채를 쓰는 경우가 많았다.

김 전 대표는 “중소사업자 대출심사에서 정성평가 비중이 절반 이상이기 때문에 사업자가 심사 결과를 납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은행 입장에서는 중소사업자들의 재무 데이터를 신뢰할 수 없기 때문에 비재무 데이터를 더 많이 활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반대로 생각해 보니 더 신뢰할 수 있는 재무 데이터를 구축한다면 자금 조달의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전 대표가 4월 말 한국신용데이터를 설립하고 연쇄창업에 나섰다. 그는 “POS 데이터와 금융결제원의 계좌거래 조회 데이터, 재무제표 데이터 등을 모두 활용해 세밀한 매출 예상치와 신용등급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며 “이를 활용하면 합리적인 평가에 기반한 은행 대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정말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해볼 만한 것 같다”며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당사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함께 찾아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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