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위례 입주포기?…"전세는 내놔도 팔지는 않아요"

머니투데이 신현우 기자 2016.05.24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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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만가구 집들이"…"상권 미형성·교통 불편은 여전하지만 미래가치 고려"

위례신도시 A2-11블록에 들어선 '자연앤래미안e편한세상' 전경. /사진=신현우 기자위례신도시 A2-11블록에 들어선 '자연앤래미안e편한세상' 전경. /사진=신현우 기자


"입주 포기로 전세 물건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래 가치를 고려해 매매로는 거래하지 않습니다. 상권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 아직 불편하긴 한데 주변 송파구 장지동 등의 인프라를 이용할 수 있으니까요."(위례신도시 W공인중개업소 관계자)

위례신도시에서 집들이가 한창이다. 오는 6월 2568가구, 7월 2030가구 등 올해만 아파트 1만 가구의 입주가 진행된다. 한때 청약 광풍으로 웃돈이 2억원에 달했으나 지난해 하반기 시장 조정에 따라 절반 이하로 떨어지기도 했다. 생활불편 등으로 입주를 포기한 사람이 늘자 전세 물건이 대거 나오고 있다.
위례신도시 내 단독주택부지에 매매 알림판이 박혀 있다. /사진=신현우 기자위례신도시 내 단독주택부지에 매매 알림판이 박혀 있다. /사진=신현우 기자
지난 20일 찾은 위례신도시 A2-11블록 자연앤래미안e편한세상은 오는 7월 입주를 앞두고 마무리 단장이 한창이었다. 반면 인근에 위치한 단독주택용지에는 건물이 거의 들어서지 않았다. 상가주택은 다수가 있었으며 1층에는 카페, 음식점 등이 들어서 있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위례신도시는 비교적 거래가 선호되는 곳으로 올해 1만 가구 가량이 입주한다"며 "인근에 위치한 장지동 등의 인프라를 활용이 가능해 다른 신도시보다 정착이 빠를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 위례신도시 아파트 웃돈이 8000만~1억원 수준이라는 게 인근 중개업소 설명이다. 지난해 5월 7억7332만원에 거래된 위례신도시 C1-1블록 '위례 송파 힐스테이트' 101.8㎡ 분양권(중층)은 지난 4월 8억8만원에 거래됐다. 해당 아파트 분양가는 7억630만원 수준이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은 "주택이 먼저 건설되는 신도시의 경우 입주 초기 교통 불편 등의 단점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며 "초반 억대에 달했던 옷돈이 떨어졌지만 어느 정도 유지하고 있어 시장 상황이 나쁘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위례신도시 내 대형 근린생활시설 전경./사진=신현우 기자위례신도시 내 대형 근린생활시설 전경./사진=신현우 기자
하지만 교통 불편·상권 미형성 등으로 입주를 포기하는 사례도 있다. 직장인 김모씨(42)는 "교통 등 생활 불편으로 입주를 미루고 전세로 내놓는 집들이 있다"며 "입지에 따라 다르지만 집주인들이 전셋값을 내리면서까지 세입자를 찾은 곳도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입주 포기가 주변지역 전·월세 시장 안정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함영진 센터장은 "위례신도시 입주 초반 전세 물건이 많이 나왔다"며 "주변에 위치한 송파구 잠실동·문정동 등의 전월세 시장을 안정화시키는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상권 형성은 아직 더딘 상황이다. 대형 상가들이 자리했지만 상점이 입점을 하지 않은 것. 위례신도시 S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입주가 시작됐지만 상권 형성에 어려움이 있다"며 "가든파이브 등 인근에 대형 상권이 형성돼 있는데다 위례신도시 내 상가 분양가가 비싸 상점을 내려는 사람이 적은 것"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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