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밥된 비과세 재형펀드, ISA로 옮겨탈까

머니투데이 한은정 기자 2016.03.17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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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배당소득 모두 비과세 되는 재형펀드, 유지하는 전략 유리"

비과세 재형저축 펀드(이하 재형펀드) 10개 중 9개는 청산위기인 소규모 펀드여서 세제혜택 실종 위험에 처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3월 첫 선을 보인 재형펀드는 7년 이상(서민형은 3년이상) 유지하면 이자소득이나 배당소득에 비과세를 혜택을 주는 상품으로 지난해 말 가입이 종료됐다. 비과세 재형펀드도 금융당국의 소규모 펀드 정리 대상으로 펀드가 청산될 경우에는 세제혜택을 받지 못하게 된다.☞펀드IR 기사 자세히보기

찬밥된 비과세 재형펀드, ISA로 옮겨탈까


재형펀드는 처음 출시된 2013년 말 637억원이 모인데 이어 2014년말에는 1030억원, 2015년말에는 1364억원으로 자금유입이 둔화됐다. 지난해 말 가입 종료를 앞두고 막판 투자자들이 가입했지만 연초이후로 78억원이 들어오는데 그치면서 현재 설정액은 1442억원을 기록중이다.



이처럼 재형펀드로 들어오는 자금이 줄면서 소규모 펀드도 속출하고 있다. 17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전날 기준으로 재형펀드 64개 중 92%에 해당되는 59개가 설정된지 1년 이상이고 설정액이 50억원 미만인 소규모 펀드로 집계됐다. 설정액 20억~50억 사이의 펀드가 5개, 10억~20억 사이의 펀드가 6개이고 나머지 48개는 모두 10억원 이하의 펀드들이다.

설정액이 50억원이 넘는 펀드는 한국밸류10년투자재형(채혼)(739억원), KB재형밸류포커스30[자](채혼)(141억원), 미래에셋재형글로벌다이나믹플러스[자]1(채권)(59억원), 삼성재형아세안[자]1(주식)(59억원), 삼성재형차이나본토[자]1(주식)(54억원) 등 5개에 불과했다.



최근 비과세 해외펀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유치에 자산운용사와 판매사 등이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업계에서 재형펀드에 대한 관심은 멀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소규모 펀드가 된 재형펀드에 대해 운용사들은 최대한 정리를 미루겠다는 입장이지만 수익자들의 동의가 이뤄진다면 청산이 가능하다는 뜻도 밝혔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재형펀드가 남겨두기에 규모가 너무 작지만 세제혜택을 주는 펀드라 함부로 없앨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일반 펀드와 달리 강제청산하기가 어렵고 일일이 고객에게 연락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재형펀드의 대부분이 소규모 펀드가 됐지만 미리 펀드를 해지하는 것보다는 가입을 유지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ISA의 경우 비과세 혜택이 주어지긴 하지만 수익의 200만원(근로소득 5000만원 이하는 250만원)까지만 비과세 혜택이 가능하고 200만원(250만원) 초과분에 대해서는 9.9% 분리과세 혜택을 준다. 반면 재형펀드는 발생하는 이자소득과 배당소득에 대해 모두 비과세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오온수 현대증권 연구원은 "재형펀드가 추가 가입이 되지 않기 때문에 여러가지 경우의 수를 생각해 남겨두는게 좋다"며 "재형펀드가 주로 채권형 상품으로 많이 만들어져서 이 부분을 활용하되 ISA와 비과세 펀드는 이밖에 다른 자산을 편입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3년물 채권금리가 1.5% 내외 수준으로 당분간은 저금리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내년에 인상이 이뤄지더라도 빠르게 인상되기는 어려운만큼 절세상품을 잘 활용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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