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내서 주택구입 부작용?…경매물건 다시 '급증'

머니투데이 송학주 기자 2015.07.03 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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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유정수 디자이너.@머니투데이 유정수 디자이너.


올들어 아파트를 중심으로 주택거래가 급증하는 등 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대폭 줄어들던 법원경매 물건이 다시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담보대출을 통해 주택을 매입했지만 원리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지적이다.

3일 법원경매 정보업체 부동산태인에 따르면 지난 6월 한 달간 전국 경매시장에 나온 신규물건은 1만8494건으로 전달(1만5008건)보다 23%나 증가했다. 올들어 월간 경매물건은 지난 3월 1만8671건을 기록한 후 △4월 1만7796건 △5월 1만5008건 등으로 감소추세였으나 다시 전체 물건 수가 증가한 것이다.



특히 아파트 경매물건은 5월 2288가구에서 6월 2884가구로 26% 늘었다. 같은 기간 경매된 연립·다세대주택과 단독·다가구주택도 각각 17%(323가구) 30%(268가구) 증가했다.

경매업계는 이처럼 주택 경매물건이 증가하는 이유로 가계소득이 정체되면서 빚 갚을 능력이 한계에 이르자 원리금 상환을 포기하는 집주인이 늘고 있다는 의미로 분석한다. 즉 가계가 대출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파산하고 있다는 뜻이다.



조민규 부동산태인 연구원은 “일반 매매시장에서 소화되지 않은 악성 물건들이 넘어오는 곳이 법원 경매장”이라며 “제값을 받을 수 있다면 굳이 경매로 넘기지 않는다. 결국 경매에 물건을 내놓는 것은 더이상 버틸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저금리와 주택시장 활황 여파로 올 5월 말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이 536조5000억원으로 한달새 1조7000억원 늘었다. 이 수치는 안심전환대출 등 모기지론 유동화 금액을 제외한 것으로 이 금액을 포함하면 5월 한달간 늘어난 가계대출은 7조4000억원에 달한다.

가계대출이 계속 큰 폭으로 늘어난 원인은 저금리대출을 활용해 주택매입에 나선 가계가 많아졌기 때문으로 금감원은 보고 있다. 문제는 가계대출 연체율(0.52%)이 전월말(0.50%) 대비 0.02%포인트 상승했다는 점이다. 특히 주택담보대출 연체율(0.39%)은 전월말(0.38%) 대비 0.01%포인트 올랐다.


게다가 경매는 주택시장의 선행지표로서 집값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영진 고든리얼티파트너스 대표는 “경매물건이 늘어나면 저가로 낙찰되는 사례가 늘게 되고 곧 일반 매매시장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다”며 “경매물건이 충분히 소진되기 전까지는 가격상승에 족쇄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경매물건 증가가 일시적 현상일 수도 있는 만큼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 전문가는 “시장 분위기가 좋아지면 은행들이 일시에 물건을 쏟아내기도 한다”며 “물건 수에 비례해 낙찰 건수도 크게 증가하는 것을 볼 때 적어도 3·4분기까지는 치열한 경합을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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