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 '삼한사미' 더 뚜렷해진다…'미세먼지 지옥' 경고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 2020.10.20 14:20
[서울=뉴시스] 박미소 기자 = 중서부지방에서 110일만에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보이는 20일 오전 서울 용산구 남산공원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가 뿌옇다. 2020.10.20. misocamera@newsis.com

하늘이 온통 뿌옇게 변한 20일 오전, 110일 만에 급습한 초미세먼지(PM2.5)로 인해 이번 겨울 초미세먼지 상황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쏟아진다. 올해 상반기 코로나19(COVID-19) 대유행이란 특수 상황으로 초미세먼지가 한동안 잠잠했지만, 중순부터 중국 내 공장이 재가동에 들어가면서 대기 오염 정도는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 갔다. 그런 데다 이번 겨울 전반적으로 예년보다 더 추울 것으로 예상되면서 ‘삼한사미(三寒四微, 사흘은 춥고 나흘은 미세먼지)’ 경향도 다시 나타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다시 연기 내뿜는 中 공장들…“이미 8월부터 대기 최악”


이날 고농도 미세먼지는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통합예보센터는 중국 공장의 배출가스와 더불어 추수 후 남은 농작물 쓰레기를 태우면서 발생한 미세먼지가 크게 늘어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을 내놨다. 중국 미세먼지가 국내에 주는 영향은 30~70% 수준으로 겨울부터 봄까지 최대에 달한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청정대기센터 김진영 박사팀이 최근 기상·대기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대기 화학과 물리’에 실은 논문에 따르면 중국발 미세먼지가 한반도로 유입돼 대기에 정체된 상태에서 국내 자동차 배기가스 등 자체 축적된 오염물질이 만나면 초미세먼지 농도가 수 배 이상 치솟는다.

올 초 코로나 전염병 창궐 이후 중국 정부가 취한 이동 제한, 봉쇄 조치 등으로 공장 가동이 대폭 줄면서 대기 환경이 일시적 개선 효과를 누렸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사상 최악의 미세먼지 사태를 겪은 지난해보다 28%, 최근 3년 평균보다 25%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 8월, 중국 정부가 사실상의 ‘코로나19 종식’을 선언한 뒤 공장을 풀가동하면서 공기질이 다시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반기성 케이웨더 미세먼지 예보센터장(대통령 직속 국가기후환경회의 의원)은 “중국의 이산화탄소 등의 오염물질 발생 상황을 보면 2월에는 잠시 줄었다가 6월엔 거의 복구됐고, 8월 이후엔 오히려 평년보다 더 심각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특히 11월 중순부턴 중국 가정에서도 본격적으로 석탄 난방을 떼기 시작하므로 국내로 미세먼지 공습 빈도와 강도가 더 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추운 겨울’ 中먼지 북서풍 타고 남하


올해 겨울은 예년보다 더 추울 전망이다. 추운 겨울엔 중국발 북서풍이 발달하는 데, 이 바람이 중국 동부 해안에 위치한 공장지대 오염물질을 한반도로 실어 나른다.


반기성 센터장은 “지난 겨울에는 이례적으로 동풍이 자주 부는 등 미세먼지를 줄이는데 도움이 되는 기상 현상이 많았다면, 올해는 중국 미세 먼지를 쓸어 담아 오는 북서풍이 잦아지고 바람 강도는 약해져 미세먼지가 흩날리지 못하고 대기 중에 켜켜이 쌓이는 현상이 지속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추우면 미세먼지가 줄고, 아니면 미세먼지가 한반도 상공에 가득 들어차는 ‘삼한사미’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초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가을·겨울철엔 여름보다 일교차가 벌어져 대기 흐름이 정체돼 미세먼지 등 오염물질이 쌓이기 좋은 기상 조건이 갖춰진다.

기상학자들은 이런 원인들로 올 겨울 하루 종일 ‘잿빛 하늘’로 갑갑한 ‘미세먼지 지옥’이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KIST 환경복지연구센터 관계자는 “겨울철 한동안 고농도 미세먼지 상황이 계속 이어질 전망이므로 환경 당국의 효율적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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