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에서 온 스모그, 일교차…미세먼지가 출근길을 덮쳤다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2020.10.20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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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미소 기자 = 중서부지방에서 110일만에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보이는 20일 오전 서울 용산구 남산공원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가 뿌옇다. 2020.10.20. misocamera@newsis.com[서울=뉴시스] 박미소 기자 = 중서부지방에서 110일만에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보이는 20일 오전 서울 용산구 남산공원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가 뿌옇다. 2020.10.20. [email protected]


20일 오전 안개와 먼지가 뒤엉켜 시야가 탁해지면서 극심한 출근길 정체를 빚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코로나19(COVID-19)와 여름이라는 계절적 영향으로 그간 잠잠했던 초미세먼지(PM2.5)가 이날 수도권·세종·충북·충남 등 중서부 지방을 중심으로 ‘나쁨’ (m³당 36∼75μg) 수준까지 치솟으며 다시 등장했다.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통합예보센터에 따르면 대기 정체로 짙은 안개가 끼면서 자동차 배기가스, 공장 배출가스 등의 각종 오염물질이 흩어지지 않고 공기 중에 쌓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데다 밤새 중국발 스모그가 유입됐다. 미세먼지는 호흡기 질환은 물론 심·뇌혈관질환, 뇌졸중 등을 유발할 수 있고, 장기간 노출 시 폐암 발생 위험도도 높아진다.



여름보다 가을·겨울에 접어 들어 미세먼지가 극심한 이유는 ‘일교차’ 때문이다. 차가운 대기로 일교차가 벌어지면 대기 흐름이 정체돼 미세먼지가 한반도 상공에 오래 머물게 된다. 바람이 불지 않아 미세먼지가 켜켜이 쌓이게 돼 농도 또한 올라간다.

이런 데다 중국발 북서풍 발달로 중국 먼지들이 국경을 넘어왔다. 북서풍은 중국 동부 해안에 위치한 공장지대 오염물질을 한반도로 실어 나른다.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서울 기준, 가을과 비슷한 환경 조건이 갖춰지는 봄(올 3월)을 중심으로 고농도 초미세먼지를 이룬 원인물질의 약 70%가 중국발 미세먼지였다. 작년 국립환경과학원은 한국 초미세먼지의 32%가 중국에서 유입된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올해 초 중국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이동 제한과 봉쇄 조치 등을 취했다. 이로 인해 중국의 석탄 소비량이 주춤하고, 공장 가동이 대폭 줄면서 대기 환경이 일시적으로 개선되는 효과를 누렸다.

올 상반기 우리나라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사상 최악의 미세먼지 사태를 겪은 지난해보다 28%, 최근 3년 평균보다 25%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중국이 공장 재가동에 나서면서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수일 연속 발령했던 지난해와 같은 사태를 다시 맞닥뜨리게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아울러 점차 겨울이 다가옴에 따라 ‘삼한사미(사흘은 춥고 나흘은 미세먼지)를 걱정해야 할 시즌이 가까워졌다. 추우면 미세먼지가 줄고, 아니면 미세먼지다. 기상 전문가들은 올 겨울도 예년과 같은 미세먼지 흐름 패턴을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그런 데다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 완화로 지역 이동이 잦아지면서 자동차 배기가스 등 미세먼지가 극성을 부릴 조짐을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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