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악의 손실을 기록한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이 '코로나19'에 따른 실적 악화를 인정하면서도 상황이 그다지 나쁘지 않다며 낙관론을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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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버블붕괴·리먼 사태 비하면 "여유"━
손 회장은 "과거 IT 버블붕괴 직후는 정말 도산하기 직전, 벼랑 끝에서 떨어질 것 같은 상황에서 손가락 2개로 지탱하고 있었던 느낌이었고 리먼 사태는 팔 하나로 받치고 있었던 느낌이었다"며 "지금은 물론 세계적 위기지만 자금 조달과 자산 현금화가 가능하다. 여유롭게 절벽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비유했다.
이날 소프트뱅크는 올해 1~3월 적자가 1조4381억엔(약 16조5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작년 1~3월 적자는 1271억엔이었다. 적자규모는 작년 동기대비 11배로 늘었다. 이 같은 대규모 적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운용액 10조엔인 '비전펀드'의 손실이 약 1조9000억엔에 달하면서 발생했다.
손 회장은 비전펀드의 연이은 투자 실패에 대해 "지난해 말부터 닛케이와 미국 다우지수가 크게 하락했다"면서 "그런데도 비전펀드는 8조8000억엔(약 100조4775억원)을 투자해 1% 미만의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것을 실패라고 할 수 있을지는 각자의 생각에 달렸다. 나는 그렇게 나쁘지는 않다고 말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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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0년 봐야…위워크는 "바보였다"━
손 회장은 다만 110억달러를 투자한 미국 사무실공유업체 위워크에 대해선 실패를 인정했다. 손 회장은 "바보였다"며 "위워크 투자 실패에 대해선 여러 차례 인정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결국 이달 초 소프트뱅크는 30억달러 규모의 위워크 지분 공개매입 계획을 철회했다. 그는 "도산하는 회사를 구제하기 위해 새로 자금을 투입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아직 하지 않겠다"면서 "앞으로도 투자를 계속하겠지만 시끄럽게 갈 상황은 아니다. 조심스럽게 투자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례적인 순손실로 명성에 금이 간 투자의 귀재는 손 회장만이 아니다. 앞서 지난 3일 워런 버핏이 이끄는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는 1분기 497억달러(약 60조5843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버크셔 해서웨이 사상 최대 규모 손실이다. 버핏 회장은 연례 주주총회에서 "내 실수였다"고 솔직히 시인했지만 "미국의 기적, 미국의 마법은 항상 승리해왔고 다시 그럴 것"이라며 미국 경제에 대한 낙관을 고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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