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배달의 민족이 백기투항했다. 정률제 방식인 '오픈 서비스'로 수수료 체계를 개편한 지 딱 열흘 만이다. 수수료 체계는 정액제(울트라콜) 위주의 기존 방식대로 원상 복구된다. 지난 1일 수수료 개편 후 자영업자들이 '꼼수 인상안'이라며 대거 반발했고 정치권마저 나설 정도로 여론이 급속도로 악화됐기 때문이다.
결정적으로 공정거래위원회의 독일 딜리버리히어로와의 M&A(인수합병) 심사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수수료 인상이 결정적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되면서 결국 서비스 전환 열흘 만에 백기투항했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과 김범준 대표는 10일 수수료 개편 백지화를 선언하며 "상심하고 실망하신 외식업주님들과 국민 여러분들께 참담한 심정으로 다시 한번 깊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
혼쭐난 배민 "상심하고 실망한 외식업주와 국민들에 깊이 사과"━
이들은 "각계의 충고와 업주님들의 질타를 깊이 반성하는 심정으로 겸허히 수용하겠다"면서 "저희는 4월 1일 도입한 오픈서비스 체계를 전면 백지화하고 이전 체제로 돌아가고자 한다. 기술적 역량을 총 동원해 가장 빠른 시일 내에 이전 방식으로 복귀하겠다"고 했다.
앞서 배민은 기존 월 8만8000원인 정액제(울트라콜) 위주의 수수료 체계를 지난 1일부터 매출액의 5.8%를 받는 정률제(오픈서비스)로 전환했다.
정률제 전환은 엄청난 역풍을 몰고왔다. 코로나 사태로 고사위기에 직면한 자영업자들이 들고 일어선 것이다. 여기에 이재명 경기지사와 정치권 인사들이 독과점 배달앱의 횡포를 비판하고 공공배달앱 개발계획을 제시하면서 사태가 일파만파로 확전됐다.
이에 우아한형제들은 지난 6일 김범준 대표 명의의 사과문을 내고 새 수수료 정책의 보완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으나 비판여론이 수그러들지 않았다. 결국 수수료 체계 개편 열흘 만에 백지화를 선언한 것이다.
━
"업주들과 소통 협의체 마련, 정부부처와도 머리 맞댈것" ━
이를 위해 업주들과 소통 기구인 협의체를 마련하고 정부의 관계부처와 각계 전문가들과도 머리를 맞대겠다는 것이다. 일종의 사회적 합의기구를 만들겠다는 계획인데, 수수료 변경과정에서 독과점 논란이 불거져 합병심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최소화하려는 조치로 보인다.
우아한형제들은 "저희는 외식업주님들과 배달의민족은 운명공동체라고 생각한다"면서 "저희 앱을 통해 식당에 주문이 더 늘어나고, 라이더 분들은 안정적인 소득을 누리시고, 이용자분들께서는 좋은 음식을 원하는 곳에서 드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뛰겠다"고 재차 사과했다.
이번 오픈서비스 백지화로 배민은 기존 월 8만8000원인 정액제(울트라콜) 위주의 수수료 체계로 돌아가게된다. 일각에서는 일부 대형 업주들이 여러 지역에 무제한 상호 노출이 가능한 울트라콜 깃발꽂기의 폐해가 수수료 개편의 배경이었던 만큼, 우아한형제들이 이에대한 해법도 함께 마련할 것으로 관측된다. 회사 관계자는 "깃발꽂기 논란 역시 협의체가 구성되면 이를 통해 적절한 해법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