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바이러스 전문가들이 신종코로나(우한 폐렴)가 지금보다 더 번질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29일 바이러스면역학 연구자인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감염병연구센터 부하령 책임연구원은 본지와의 전화인터뷰에서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치사율이 10% 내외였다면, 신종 코로나는 현재까지 나온 데이터를 기준으로 추정할 때 약 2~3% 정도”라며 “치사율이 낮을수록 전염성이 높다는 점을 고려할 때 발병자수가 더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해외 전문가들도 비슷한 우려를 내놓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에 따르면, 홍콩대 전염병역학통제센터 가브리엘 렁 교수는 오는 4~5월쯤 신종코로나 감염자가 수십만명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령 교수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 감염자가 우한 내에서만 이미 4만명을 넘어서는 등 잠복기 환자까지 포함하면 그 수가 4만 3590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그는 "공중 보건조치가 없을 경우 감염자 수는 6.2일마다 2배로 늘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로 전날 중국에서만 신종 코로나 확진자 수가 사스 당시를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이날 0시 기준으로 전국 31개 성에서 신종코로나 확진자가 5974명 발생했다고 전했다. 하루 전보다 1459명 늘어난 규모로 사스 때보다 증가 속도가 가파르다. 사스 당시 중국 본토에선 5327여명의 확진자가 나왔고 349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신종코로나로 사망한 환자는 이 지역 기준 132명으로 집계됐다.
한편 부 연구원은 신종코로나의 중간매개체와 관련해 "지금까지 이뤄진 많은 초반 연구들이 박쥐를 자연숙주, 즉 발원지로 보고 있고 뱀을 통해 전파됐다는 얘기가 들리지만, 아직 중간 매개체는 과학적으로 확실하게 규명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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