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인수한 딜리버리히어로, 주식 투자는 '요기로'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 2019.12.16 15:25

딜리버리히어로, 배민 인수 발표후 주가 23% 급등…해외주식투자 기대감↑


비상장사 '배달의 민족'이 독일 상장사 딜리버리 히어로에 매각되면서 일반 투자자들도 투자할 길이 열렸다. 해외주식 투자를 이용해 딜리버리 히어로 주식을 사면 배달의 민족에 투자한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딜리버리 히어로는 배달의 민족 인수로 인한 재무구조 개선과 글로벌 음식 배달 서비스 시장 확대 등으로 주가 상승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1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13일(현지시간) 배달의 민족 인수 발표 이후 독일 프랑크푸르트 거래소에서 딜리버리 히어로 주가는 전일 대비 23.23% 상승한 61.74유로에 마감했다. 2017년 6월 상장한 이후 일일 최고 상승률이자 최고가 기록이다.

배달의 민족 인수 기대감이 현지에서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딜리버리 히어로는 배달의 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 지분 87%를 4조8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국내 인터넷기업 역사상 최대 규모의 M&A(인수·합병)다.

대규모 M&A의 경우 무리한 인수로 인한 '승자의 저주' 우려로 종종 주가가 하락 하기도 하지만 딜리버리 히어로는 달랐다.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음식 배달 서비스 시장에서의 영향력이 확대될 거란 기대감이 더 크게 작용한 것이다.

딜리버리 히어로는 현재 40여 개 국가에서 26개 음식 배달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글로벌 업체다. 한국에서는 시장점유율 2·3위 업체인 '요기요'와 '배달통'을 운영 중인데, 1위 업체 배달의 민족까지 인수할 경우 국내 시장 점유율은 90%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시장에서 주목하는 부분은 만성 적자에 허덕이는 딜리버리 히어로가 수익화 단계에 접어든 배달의 민족 인수로 재무구조 개선이 기대된다는 점이다. 해외 각국의 음식 배달 서비스 업체들을 인수하며 몸집을 키워 온 딜리버리 히어로는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 오면서 매년 수천억원대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4년 간 영업손실은 △2015년 2665억원 △2016년 2177억원 △2017년 3050억원 △2018년 3153억원을 기록했고 올해는 상반기까지 3129억원 적자로 전년 동기대비 2배 이상 늘었다. 매출액은 2015년 2168억원에서 지난해 8677억원으로 급성장했지만 아직 수익화에 이르진 못한 것이다.

하지만 우아한형제들은 2016년 영업이익 25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한 이후 2017년 217억원, 지난해 586억원을 기록하며 본격적인 성장 구간에 진입했다. 딜리버리 히어로는 이번 배달의 민족 인수로 적자폭을 일부 개선하면서 손익분기점 달성도 더 빨라질 것으로 관측된다.

신흥 시장을 선점하는 일반적인 전략 중 하나가 단기적인 출혈 경쟁을 감내하면서도 시장 경쟁자들을 고사시켜 점유율을 빠르게 높여나가는 것이다. 글로벌 음식 배달 시장도 마찬가지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음식 배달 시장은 2015년 이후 연평균 25%씩 성장해 현재 약 90~100조원으로 추정된다. 2025년에는 이보다 2배 많은 200조원으로 예상된다. 딜리버리 히어로는 시장 영향력을 빠르게 확대해 아마존이나 넷플릭스 같은 시장 지배자 위치로 올라선다는 목표다.

주가 상승 기대감이 커지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진다. 우아한형제들이 흑자전환을 실현한 이후 국내에서도 배달 서비스 업체에 대한 관심이 커졌지만 국내에는 상장한 업체가 없어 투자에 어려움이 많았다. 그러나 이제는 독일 거래소에 상장된 딜리버리 히어로 주식을 사면 배달의 민족, 요기요, 배달통에 모두 투자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윤승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딜리버리 히어로는 이번 인수로 아시아시장 침투확대와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며 "하지만 현재 주가는 동종업계 대비 17% 높은 수준으로 중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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