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재정 '올인'…내년 1분기 성장률 마이너스 위험↑

머니투데이 한고은 기자 | 2019.12.09 05:00

몸집 불린 정부지출 따라 성장률 롤러코스터…"경기대응 역할 긍정적이지만 안정적 재정운용도 중요"

민간정부 성장기여도 추이. /자료=한국은행경제통계시스템

정부가 올해 2%대 성장률 사수를 위해 막판 재정 쏟아붓기에 나서면서 내년 1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나타낼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다. 경제 펀더멘털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경제주체들의 심리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누적 성장률은 1.9%다. 성장기여도를 따져보면 민간과 정부가 각각 0.5%포인트, 1.4%포인트를 책임졌다. 우리 경제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 가깝게 성장하는 동안 정부 역할이 컸음을 알 수 있다.

민간과 정부의 성장기여도는 연간 기준으로 2009년 이후 처음으로 역전할 게 확실시된다. 남은 4분기에도 민간부문 성장세가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정부가 연간 성장률 2% 사수를 위한 총력전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난달 28일 "올해 2%대 성장 목표 달성을 위해 가용한 정책수단을 총동원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수출부진, 건설 등 투자조정에 따른 성장 둔화 충격을 재정으로 완충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재정집행 실적에 따라 분기별 성장률이 들쭉날쭉했던 점을 감안하면, 재정집행 관리 능력에 합격점을 주기는 어렵다.


올 1분기 역성장에 환율급등·심리위축 충격…내년도 반복 가능성


올해 1분기의 경우 성장률이 전기대비 –0.4%에 머물렀는데, 이는 정부의 성장기여도가 -0.6%포인트로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1분기 마이너스 성장에 따른 충격은 컸다. 성장률 발표 직후인 지난 4월 25일 원/달러 환율은 10원 가까이 급등했다. 이후 수출 감소 등 악재가 겹치면서 원/달러 환율이 1200원을 넘느냐 마느냐가 초미의 관심이 되기도 했다. 1분기 성장률 발표 이후 나온 소비자심리지수가 한 달 만에 낙관에서 비관으로 돌아서는 등 경제주체들의 심리도 위축됐다.


내년에도 이같은 상황이 재연될 수 있다. 마땅한 대안이 없다면 내년 1분기에도 마이너스 성장률 충격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 정부 성장기여도가 1.1%포인트로 높아진 데 따른 기저효과로 올해 1분기 정부 성장기여도가 하락했다"며 "올해 4분기에 재정을 많이 쓴다면 내년 1분기 정부 성장기여도도 올해와 같은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연초에 준비해서 차차 집행되는 재정집행 절차상 어느 정도의 계절성은 불가피하지만, 재정을 계획성 있게 안정적으로 운용하는 것이 거시경제적으로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하 교수는 "경기, 구조적 이유로 우리 경제에서 재정의 중요성이 커진 상황"이라며 "재정이 오히려 경기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정부가 지자체와의 조율 등 전반적인 재정관리 능력 향상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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