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의 고위급 전화 회담은 약 2주 만이다. 양측은 지난달 11일 1단계 무역합의, 이른바 스몰딜(부부합의)에 도달했으며, 이후 세부 논의를 진행해왔다. 미국은 중국에 미국산 농산물 수입 확대를, 중국은 미국이 부과한 높은 관세 철폐를 각각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각에서 양측이 이견을 좁히지 못해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다는 소식이 흘러나왔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만나 1단계 합의문에 서명할 것으로 예상되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마저 취소되면서 부정적인 전망이 더욱 힘을 얻었다. APEC 정상회의는 원래 이달 16~17일 칠레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칠레 정부가 대규모 반(反)정부 시위를 이유로 개최를 포기했다. 이 탓에 미·중 무역합의 일정도 사실상 연기됐다.
이날 신화통신 보도에서도 양측이 협상에 '진전'을 보였다는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다. 만약 미·중이 다음 달 15일까지 1단계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면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공격이 재개될 수 있다. USTR은 지난 8월 휴대전화와 컴퓨터, 비디오 게임기, 신발, 의류 등 약 1600억달러 규모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15%의 추가 관세 부과를 다음달 15일로 연기한 바 있다. 무역협상 불발 시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부과를 강행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런 상황에서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지난 15일 기자들에 미·중 1단계 합의가 정상이 아니라 장관급 사이에서 이뤄질 가능성을 제기했다. 류허 부총리와 라이트하이저 대표, 므누신 장관이 대신 합의문에 서명할 수 있다는 뜻이다. 같은 날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은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아주 높은 확률로 미·중 무역합의가 결국엔 성사될 것"이라면서도 "악마는 항상 디테일(세부사항)에 있다"고 합의 불발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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