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고객 나몰라라' 금융업계, 매년 800조원 놓쳤다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 2019.11.14 05:40

英컨설팅업체 "남성 중심 금융산업, 여성 요구 반영에 실패"

/사진=unsplash

여성 고객을 등한시한 금융업계가 매년 7000억달러(약 816조원)가 넘는 수입을 벌어들일 기회를 날렸다는 분석이 나왔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영국 금융컨설턴트 업체 올리버 위먼의 '금융 서비스산업 속 여성 2020' 보고서를 인용해 "남성 중심 금융산업이 여성들의 요구를 반영하거나 상품을 맞춤화하는데 실패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보고서의 주요 필자인 제시카 클렘프너는 "금융 업계에서 여성은 서비스를 충분히 받지 못하는 가장 큰 단일 집단"이라며 "기업들은 여성 고객들의 요구에 귀 기울이지 않거나, 이해하지 못해 돈을 땅바닥에 버리고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성 중립적으로 보이는 많은 상품이 사실 남성들의 필요를 디폴트(기본)로 삼고 있다"며 "특히 자산 관리 상품이 여성들의 금융 생활을 고려해 설계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생명보험을 살펴보면, 보통 여성의 보험가입률이나 수입 대비 보험료 비중은 남성보다 낮다. 만약 보험회사가 여성이 남성과 같은 비율로 생명보험에 가입하도록 판매한다면, 5000억달러(약 584조원)를 신규 보험료로 벌어들일 수 있다.

또한 여성은 남성에 비해 주식이나 채권보다 현금을 더 많이 보유한다. 이러한 현금을 남성과 비슷한 비율로 운용자산(AUM)으로 옮긴다면 자산관리자 등이 벌어들일 운용료는 250억달러(29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블룸버그는 "문제는 금융 산업 고위 관리직에 여성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더욱 악화된다"고 지적했다. 업계의 여성 임직원 부족이 여성 고객에 대한 몰이해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보고서에 의하면 2016년 전세계 금융 임원 중 여성 비율은 20%로, 2016년(16%)보다 4%p 오르는 데 그쳤다. 한국은 3년 전과 마찬가지로 4%에 불과했다. 통신은 "업계는 경력단절 등 여성들의 발목을 잡는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에는 애플이 출시한 신용카드 '애플카드'가 성차별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 논란은 한 애플카드 이용자가 트위터에 "나와 내 아내는 오랫동안 같은 납세 자료를 제출해왔는데 아내의 신용카드 한도는 내 20분의 1에 불과하다"라는 글을 올리며 촉발됐다. 회사 쪽은 알고리즘과 신용도에 의존해 문제가 없다고 밝혔으나, 애플 창업자인 스티븐 워즈니악까지 이를 지적하면서 논란이 커지자 미 금융규제당국(DFS)은 애플카드 발행사인 골드만삭스의 신용카드 관행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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