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현지시간) 대선부정 의혹으로 사퇴한 에보 모랄레스 전 볼리비아 대통령(가운데 파란 셔츠)이 망명지인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 국제공항에 도착해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멕시코 외교장관과 마주하고 있다. /사진=모랄레스 전 대통령 트위터
12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통신·BBC 등에 따르면 모랄레스 전 대통령은 멕시코시티 국제공항에 착륙한 군용기에서 내려 기자들과 만나 "내가 살아있는 한 정계에 남아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전날 늦은 밤 모랄레스 전 대통령은 멕시코로 향하는 기내에서 트위터를 통해 "더 많은 힘과 에너지로 돌아오겠다"라고 전한 바 있다.
하지만 모랄레스 대통령은 연임만 가능한 볼리비아 헌법을 교묘하게 해석해 2014년 3선에 성공한 뒤 4연임을 위한 헌법개정안까지 발의했다. 개헌안이 2016년 국민투표에서 부결됐는데도 헌법재판소를 동원해 4선에 도전, 지난달 20일 치러진 대선투표로 당선됐다.
이를 두고 개표 과정이 석연찮다는 의혹이 나오며 거센 대선 불복 시위가 벌어졌다. 결국 선거부정이 있었다는 미주기구(OAS)의 감사 결과에 이어 군과 경찰까지 돌아서자 시위 3주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임시 대통령을 자처한 헤아니네 아녜스 볼리비아 상원 부의장(왼쪽 두번째). /사진=로이터
당초 의회는 원래 대통령직 승계를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여당 사회주의운동(MAS) 의원들이 의회 출석을 보이콧하며 의사정족수를 채우지 못했고, 아녜스 부의장은 여당 의원 없이 취임을 강행했다.
수도 라파스는 모랄레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군경과 충돌하며 도로 교통이 마비된 상태다. 전날인 볼리비아 최대 노동조합연맹은 국가 지도자들이 24시간 안에 헌정 질서를 회복하지 못할 경우 무기한 파업에 돌입하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