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中관세 철회할 수도"…美 사상최고치 도전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 2019.10.22 07:43

[월가시각] 트럼프 "중국과 2단계 합의, 1단계보다 쉬울 것"…로스 상무장관 "1단계 무역합의 서명, 꼭 11월일 필요 없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미국 증시가 사상최고치 경신에 도전한다.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백악관의 낙관론이 랠리에 불을 붙였다. 그러나 미중간 1단계 무역합의조차 아직 확정된 게 아니다. 다음달 서명도 장담할 수 없다. 월가 일각에서 신중론이 나오는 이유다.

21일(현지시간) 뉴욕증시 3대지수는 일제히 반등했다. 블루칩(우량주) 클럽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7.44포인트(0.21%) 오른 2만6827.64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는 20.52포인트(0.69%) 상승한 3006.72를 기록했다. 3000선을 다시 돌파하며 사상최고치인 3028에 바짝 다가섰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도 전장 대비 73.44포인트(0.91%) 뛴 8162.99에 마감했다.

기업들의 실적호조가 투자심리를 북돋았다. 시장조사업체 리피니티브에 따르면 현재까지 3/4분기 실적을 공개한 S&P 500 소속 75개 기업 가운데 약 83%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어닝서프라이즈'(깜짝실적)를 기록했다.

MV파이낸셜의 아리안 보이다니 투자전략가는 "그동안엔 S&P 500 지수가 사상최고점에 가까워질 때마다 다시 떨어지길 반복해왔다"면서도 "지금은 지정학적 불안을 비롯한 큰 악재가 없는 만큼 전고점을 돌파하는 게 가능하다"고 말했다.

미국 백악관은 미중 무역협상이 잘 진행될 경우 12월로 예정된 대중국 추가관세를 철회할 수 있다며 기대감을 부추겼다.

당초 미국은 12월15일부터 1600억달러(약 190조원) 규모의 중국산 상품에 15%의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었다. 시장은 이 추가관세가 시행될 경우 글로벌 경기침체 위험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제참모인 래리 커들로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은 이날 폭스뉴스에 출연, "미국과 중국은 많은 진전을 이뤘다"며 "중국과 1단계 무역합의에 대한 대화가 잘 된다면 우리가 12월 관세를 철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커들로 위원장은 "우리는 금융시장 개방과 환율 안정 합의에 매우 가깝게 다가섰다"며 "농업과 관련해 그들(중국)은 400억~500억달러 상당의 농산물을 구입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각료회의에서 "미중 무역협상의 2단계 문제들은 1단계보다 해결하기가 훨씬 더 쉬울 것"이라며 향후 협상에 대해 낙관론을 폈다.


EAB인베스트먼트그룹의 아님 홀저 전략가는 "주식시장은 미중 무역협상을 낙관하고 있다"며 "기대를 웃도는 대형주들의 실적도 시장이 주시하는 대목"이라고 밝혔다.

미중 양국은 지난 10~11일 워싱턴D.C.에서 고위급 무역협상을 통해 무역전쟁을 완화할 1단계 합의, 이른바 '스몰딜'(부분합의)에 도달했다. 미국은 당초 이달 15일로 예정했던 2500억달러(약 300조원) 규모의 대중국 관세율 인상을 보류했고,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 수입액을 400억∼500억달러로 늘리기로 했다.

그러나 중국의 기술이전 강요와 자국 기업 보조금 문제 등 핵심 쟁점에선 진전이 없었고, 12월로 예정된 대중국 관세를 철회한다는 합의도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이르면 다음달 16~17일 칠레 산티아고에서 열리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에서 만나 1단계 합의안에 서명할 전망이다.

문제는 합의안이 추가 협상을 필요로 하는 미완의 상태라는 점이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우리의 목표는 APEC 정상회의에서 1단계 협상을 마무리하는 것"이라면서도 "아직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많이 남았다"고 말했다.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은 이날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과의 1단계 무역합의 서명 시점이 꼭 11월이어야 할 필요가 없다"며 "올바른 협상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과의 협상 경과에 따라 서명이 12월 이후로 미뤄질 수도 있다는 뜻이다.

MRB파트너스는 "믿을 수 있는 대규모의 무역합의 발표가 나온다면 강세장을 촉발할 수 있지만, 아직까진 그런 신호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상당한 불확실성들이 증시를 짓누르고 있다"며 "취약한 국제무역과 제조업 경기 뿐 아니라 보호무역주의, 정치적 불안 등이 대표적"이라고 덧붙였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1000도 화산재 기둥 '펑'…"지옥 같았다" 단풍놀이 갔다 주검으로[뉴스속오늘]
  2. 2 [단독]유승준 '또' 한국행 거부 당했다…"대법서 두차례나 승소했는데"
  3. 3 "임신한 딸이 계단 청소를?"…머리채 잡은 장모 고소한 사위
  4. 4 "대한민국이 날 버렸어" 홍명보의 말…안정환 과거 '일침' 재조명
  5. 5 "봉하마을 뒷산 절벽서 뛰어내려"…중학교 시험지 예문 논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