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 무역전쟁·브렉시트 희망가…S&P 3000 돌파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 2019.10.22 06:06

美 "중국과 협상 잘 되면 12월 관세 거둘 수도"…영국, EU에 브렉시트 연기 요청, '노딜' 우려↓


뉴욕증시 3대지수가 일제히 반등했다.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는 3000선을 다시 돌파했다. 미중 무역전쟁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 대한 낙관론이 확산되면서다.

◇美 "중국과 협상 잘 되면 12월 관세 거둘 수도"

21일(현지시간) 블루칩(우량주) 클럽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7.44포인트(0.21%) 오른 2만6827.64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S&P500 지수는 20.52포인트(0.69%) 상승한 3006.72를 기록하며 사상최고치인 3028에 바짝 다가섰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도 전장 대비 73.44포인트(0.91%) 뛴 8162.99에 마감했다.

기업들의 실적호조가 투자심리를 북돋았다. 시장조사업체 리피니티브에 따르면 현재까지 3/4분기 실적을 공개한 S&P 500 소속 75개 기업 가운데 약 83%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어닝서프라이즈'(깜짝실적)를 기록했다.

MV파이낸셜의 아리안 보이다니 투자전략가는 "지금까진 S&P 500 지수가 최고점에 가까워질 때마다 다시 떨어졌다"면서도 "지금은 지정학적 불안을 비롯한 큰 악재가 없는 만큼 전고점을 돌파하는 게 가능하다"고 말했다.

미국 백악관은 미중 무역협상이 잘 진행될 경우 12월로 예정된 대중국 추가관세를 철회할 수 있다며 기대감을 부추겼다.

당초 미국은 12월15일부터 1600억달러(약 190조원) 규모의 중국산 상품에 15%의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었다. 시장은 이 추가관세가 시행될 경우 글로벌 경기침체 위험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제참모인 래리 커들로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은 이날 폭스뉴스에 출연, "미국과 중국은 많은 진전을 이뤘다"며 "중국과 1단계 무역합의에 대한 대화가 잘 된다면 우리가 12월 관세를 철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커들로 위원장은 "우리는 금융시장 개방과 환율 안정 합의에 매우 가깝게 다가섰다고 생각한다"며 "농업과 관련해 그들(중국)은 400억~500억달러 상당의 농산물을 구입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미중 양국은 지난 10~11일 워싱턴D.C.에서 고위급 무역협상을 통해 무역전쟁을 완화할 1단계 합의, 이른바 '스몰딜'(부분합의)에 도달했다. 미국은 당초 이달 15일로 예정했던 2500억달러(약 300조원) 규모의 대중국 관세율 인상을 보류했고,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 수입액을 400억∼500억달러로 늘리기로 했다.

그러나 중국의 기술이전 강요와 자국 기업 보조금 문제 등 핵심쟁점에선 진전이 없었고, 12월로 예정된 대중국 관세를 철회한다는 합의도 없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각료회의에서 "미중 무역협상의 2단계 문제들은 1단계보다 해결하기가 훨씬 더 쉬울 것"이라며 향후 협상에 대해 낙관론을 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이르면 다음달 16~17일 칠레 산티아고에서 열리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에서 만나 1단계 합의안에 서명할 전망이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우리의 목표는 APEC 정상회의에서 1단계 협상을 마무리하는 것"이라면서도 "아직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많이 남았다"고 했다.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은 이날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과의 1단계 무역합의 서명 시점이 꼭 11월이어야 할 필요가 없다"며 "올바른 협상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국, EU에 브렉시트 연기 요청…'노딜' 우려↓

'노딜(합의없는) 브렉시트' 우려도 낮아졌다. 영국 정부가 EU(유럽연합)에 브렉시트 연기를 요청하면서다.

전날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벤 액트(법)'에 따라 EU에 브렉시트를 내년 1월31일까지 3개월 연기해달라고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다. 다만 존슨 총리는 브렉시트 연기 요청 서한에 서명을 하지 않았고, 직접 서명한 '브렉시트 연기는 잘못'이라는 내용의 별도 편지도 보냈다.


그러나 EU는 브렉시트 연기 요청 서한을 유효한 것으로 간주하고 브렉시트 연기 여부에 대한 판단에 들어갔다.

앞서 영국 하원은 19일 새로운 브렉시트 합의안 표결에 앞서 보수당 출신 무소속 올리버 레트윈 경이 내놓은 수정안을 322표 대 306표로 통과시켰다.

수정안에 따르면 존슨 총리가 최근 EU와 마련한 새 합의안을 승인하기에 앞서 브랙시트 이행법이 만들어져야 한다. 수정안이 의결됨에 따라 당초 예정됐던 새 합의안에 대한 찬반 표결은 무산됐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하원이 수정안을 통과시킴으로써 존슨 총리에게 굴욕적인 패배를 안겨줬다"고 평가했다.

레트윈 경은 존슨 총리의 합의안을 지지한다면서도 31일 시한을 맞추지 못할 경우를 대비한 '보험적인 정책'으로 수정안을 내놨다고 밝혔다. 하원에서 합의안이 승인되더라도 시한 내 이행법이 통과되지 못하거나 상원이 합의안을 거부할 경우 '노딜(합의없는) 브렉시트'가 벌어질 수 있음을 우려한 것이다.

한편 존슨 총리는 이날 새 브렉시트 합의안을 의회 표결에 부쳐달라고 요청했으나 존 버커우 하원의장은 거부했다. 버카우 의장은 "오늘 안건은 19일 안건과 본질적으로 동일하다"며 "하원은 이미 해당 사안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영국 의회는 관례상 같은 안건에 대한 재표결을 허용하지 않는다. 지난 19일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해 직접 표결이 이뤄지진 않았지만 해당 안건에 대한 토론이 이뤄진 만큼 다시 논의에 부칠 수 없다는 뜻이다.

존슨 총리가 브렉시트 추가 연기를 EU에 요청하긴 했지만 이달 31일까지 의회가 관련 입법을 완료하고 합의안을 최종 승인할 경우 영국은 당초 계획대로 이달내 EU를 탈퇴할 수 있다.

영국 정부는 이번 주내 하원에서 브렉시트 이행법안과 브렉시트 합의안을 통과시킨 뒤 31일 오후 11시 전에 상원 승인과 여왕 재가를 마친다는 계획이다.

새로운 브렉시트 합의안은 아일랜드-북아일랜드 간 '하드보더'(엄격한 통관통행)를 막기 위해 북아일랜드에 이중 관세 체계를 적용하는 내요을 담고 있다. 북아일랜드를 법적으론 영국 관세영역에 남기되 실질적으론 EU 관세규칙과 절차를 따르도록 한다는 내용이다.

노딜 브렉시트를 막을 수 있다는 기대로 유럽증시는 반등했다. 이날 범유럽 주가지수인 스톡스유럽600은 전 거래일보다 2.38포인트(0.61%) 오른 394.22에 거래를 마쳤다.

독일 DAX 지수는 114.36포인트(0.91%) 뛴 1만2747.96, 프랑스 CAC40 지수는 12.10포인트(0.21%) 상승한 5648.35을 기록했다. 영국 FTSE100 지수는 전장 대비 13.07포인트(0.18%) 높은 7163.65에 마감했다.

국제유가는 하락했다. 글로벌 경기둔화로 원유 수요가 부진할 것이란 우려 탓이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0.47달러(0.9%) 떨어진 53.3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유가의 기준물인 11월물 브렌트유는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밤 9시13분 현재 37센트(0.6%) 내린 59.05달러를 기록했다.

중국의 3/4분기 경제성장률이 6.0%에 그치는 등 글로벌 경기둔화로 원유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유가를 끌어내렸다고 미국 경제방송 CNBC는 분석했다.

미 달러화는 강세였다. 이날 오후 4시42분 현재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인덱스(DXY)는 전 거래일보다 0.04% 오른 97.32를 기록했다. 달러인덱스는 유로, 엔 등 주요 6개 통화를 기준으로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것이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 가격은 내렸다. 같은 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물 금은 전장 대비 7.10달러(0.48%) 떨어진 1487.00달러에 거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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