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족 어린이는 미래의 한중외교 가교”

머니투데이 김유경 기자 | 2019.10.18 05:00

[피플]김태식 유나이티드제약 전무 “한국의 얼 심어주고파”...오는 21일 행안부장관상 수상

김태식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전무가 회사의 30년사를 보여주며 '홈타민컵 전국 조선족 어린이 방송 문화 축제’를 매년 개최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김유경 기자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역. 110년 전인 1909년 10월26일 오전 9시30분,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역사적인 현장이다. 2001년부터 이곳을 매년 방문, 안 의사의 업적과 정신을 기리고 독립운동가 후손 등 조선족 어린이를 후원하는 이가 있다. 올해도 지난 5월 다녀갔다. 김태식 유나이티드제약 전무(72)의 이야기다.

김 전무는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유행(2004년)과 중국 쑹화강 벤젠 유출(2006년), 신종인플루엔자가 유행(2009년)한 해를 제외하고 2001년부터 올해 5월까지 매년 1회 이상, 총 18회 방문했다”고 말했다.

하얼빈과의 인연은 2001년 회사에서 종합비타민제 ‘홈타민’을 수출하면서 시작됐다. 이듬해 회사 대표이자 대학 선배인 강덕영 대표의 경영칼럼집 ‘사랑하지 않으면 떠나라’ 중국어판(營造激情) 출간 기념세미나가 하얼빈에서 열렸고 경영칼럼이 헤이룽장성 조선어방송국을 통해 방송되는 기회가 생겼다.

이 방송을 계기로 강 대표와 김 전무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조선족 어린이에게 한국의 문화와 얼을 심어주는 행사를 떠올렸다고 한다. 그렇게 2002년부터 시작한 것이 유나이티드제약의 ‘홈타민컵 전국 조선족 어린이 방송문화축제’다.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 역/사진=김유경 기자

이 행사는 중국 내 조선족 어린이들이 노래, 이야기, 글짓기, 피아노 4개 부문에서 우리말·글로 실력을 겨루는 유일한 대회다. 안중근 의사와 함께 활동한 독립운동가의 후손들도 축제에 참여해 의미를 더한다.

김 전무는 강 대표의 전폭적인 지지로 첫 행사 기획부터 올해 행사까지 한 회도 빠짐없이 하얼빈을 드나들며 직접 진두지휘했다. 몇 번 해보면 싫증도 날 법한데 오히려 이 행사를 위해 중국어도 배웠을 정도로 열심이다. 한번 맺은 인연은 소중하고 귀한 것이라는 신념 때문이란다.


김 전무는 “소매 끝만 스쳐도 인연이라는데 그 인연을 귀하게 여기면 나중에 꽃을 피우지 않겠느냐”며 “특히 조선족 어린이에게는 한국의 문화와 얼을 심어주고 이후 한중 우호관계 구축에 가교역할을 해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지속 후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행사에 초청한 귀빈에게는 현재 하얼빈역에 조성된 안중근의사 기념관을 꼭 안내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하얼빈 문화축제를 비롯해 한번 시작한 후원이나 봉사활동은 스스로 끊는 법이 없다. 예비군 등을 지원하는 논현동 방위협의회 활동을 1996년부터 지금까지 24년간 해왔고 탈북자 지원 및 사회안전망을 구축하는 강남경찰서 보안협력위원회 위원·위원장 활동은 1997년부터 23년간 지속했다. 이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오는 21일 ‘경찰의 날’에 행안부장관상을 수상할 예정이다.

이밖에 아동양육시설인 신망애육원, 북한이탈청소년 대안학교인 여명학교, 탈북자 등 그의 후원을 받는 사람은 연간 최대 100여명에 달한다. 김 전무는 “대기업에서 23년간 근무하다 유나이티드제약으로 이직해 25년간 월급을 받고 있다”며 “친구들은 대부분 수입이 없는데 나 혼자 아직까지 월급을 받는 건 계속 좋은 곳에 쓰라는 하나님의 뜻이라고 믿고 즐거운 마음으로 후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식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전무/사진=김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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