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르노삼성車 노사에 부는 '추투' 기운

머니투데이 이건희 기자 | 2019.09.17 16:16

파업 장기화 우려 나오는 한국GM, 희망퇴직 두고 갈등 조짐 보이는 르노삼성

지난 9일 인천시 부평구에 위치한 한국GM 공장이 멈춰선 모습. /사진=뉴스1
올해 임금 협상을 진행 중인 한국GM과 르노삼성자동차 노사에 '추투'(秋鬪, 가을투쟁) 바람이 불고 있다. 한국GM 노동조합의 파업 장기화 가능성과 희망퇴직 접수에 따른 르노삼성 노조의 반발이 전망되면서다.

17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과 한국GM은 각각 전날과 이날까지 추석 연휴를 보냈다. 업무 복귀와 함께 노사 간 임금 협상 여부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양사 모두 협상 전망이 밝지 않다. 한국GM 노사의 경우 지난 5월 말부터 단체교섭 관련 갈등을 이어왔다. 추석 직전인 지난 9~11일엔 노조가 전면파업을 진행하기까지 했다.

노조의 파업 장기화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추석 연휴에도 특근을 거부한 노조는 이번주 중 쟁의대책위원회를 열어 향후 투쟁 방침을 정할 계획이다. 노조가 "일관되게 밀어 붙이자"고 한 만큼 추가 쟁의행위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노사가 극적 합의점을 찾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노조는 △기본급 5.65%(12만3526원) 인상 △성과급 250% △사기진작 격려금 650만원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회사는 기본급 동결, 성과급 불가로 맞서고 있다. 요구를 들어주려면 약 1650억원의 비용을 회사가 부담해야 하는데, 회사는 지난해 8594억원의 적자를 낸 상황이다.

파업에 따른 손실도 더해지고 있다. 업계는 지난달 부분파업을 포함한 한국GM의 누적 생산 차질이 1만대, 금액으로는 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 안팎 시선 역시 곱지 않다. GM 해외사업부문을 이끄는 줄리언 블리셋 사장은 파업이 누적되면 국내 생산 물량을 축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도 "평균 연봉 1억원에 가까운 노조의 파업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부산 강서구 신호공단에 위치한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 외부 모습. /사진=머니투데이DB
지난 2일 상견례로 임금 협상 첫 발을 뗀 르노삼성 분위기도 좋지 않다. 노사는 오는 19일 실무협상을 앞두고 있다.

상견례 당시 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 사장과 박종규 노동조합 위원장은 모두 "원만하고 조속한 협상 마무리"를 언급했다. 그러나 추석 연휴 전 희망퇴직 접수가 이뤄지면서 갈등이 우려되는 분위기다.

르노삼성은 자동차 생산량 감소에 따라 희망퇴직 접수를 지난 5일부터 받았다. 르노삼성의 올 1~8월 내수·수출 판매량은 11만4705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7.1% 줄었다. 여기에 닛산 로그 위탁 생산 종료도 앞둬 라인 작업 속도를 시간당 60대에서 45대로 줄이기로 했다.

400명 안팎의 구조조정이 예상되자 노조는 반발했다. 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6년 동안 회사가 흑자였는데 인원 충원 없이 일을 시켜왔다"며 "구조조정을 철회하지 않으면 수단을 가리지 않고 투쟁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한국GM과 르노삼성과 달리 나머지 완성차 업체의 노사 관계는 다른 분위기를 나타내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쌍용자동차의 경우 노사가 자동차 업황의 어려움에 공감하며 무분규로 올해 단체교섭을 마무리 지었다. 기아차 노조는 차기 집행부로 올해 협상을 이관한 상태다.

현대차 노조는 이날 소식지를 통해 "노조는 단체협상 합의안으로 현장의 혼란을 가중시키지 않기 위해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통상임금 및 임금체계 개선 등 후속조치를 진행 중"이라고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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