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법도 예의도 내던진 깜깜이 최저임금위원회

머니투데이 세종=최우영 기자 | 2019.07.11 05:00

비공개회의 속 무책임한 최저임금위원들의 태도, 전원회의 대국민 공개해야

최저임금 심의 과정은 철저히 비공개된다. 금액이 결정된 뒤 최저임금위원회 홈페이지에 회의록이 올라오지만, 논의 대상과 노사 양측 주장만 들어있을 뿐 위원별 구체적 발언내용은 파악하기 어렵다. 위원 27명이 어떤 생각으로 다음해 최저임금을 정하는지 알 수 없는, 그야말로 깜깜이 심의다.

심의 과정이 베일에 가리다보니 회의 진행은 봉숭아 학당이 따로 없다. 사회적대화라는 명분이 무색하게 노사는 자기 할 말만 하다 나온다. 회의에 배석한 경험이 있는 한 인사는 "근로자위원이나 사용자위원 모두 상대방 의견을 듣기보다는 자신들의 주장만 내세우고, 공익위원이 질문을 던져도 똑같은 말만 되풀이하다 회의가 끝난다"고 전했다.

노사 위원들이 서로 대화해서 합의점을 찾을 마음가짐이 전혀 없다 보니 결론은 늘 정부가 선임한 공익위원이 내린다. 공익위원이 설정한 심의촉진구간에 불만을 품은 한 쪽이 퇴장하며 성명서를 읽고 일정을 보이콧 하는 행태도 매년 반복된다.

매년 법정 기한도 훌쩍 넘긴다. 법으로 정한 심의기한이 있지만, 법정고시일 20일 전까지만 끝내면 된다는 안일한 태도를 노사 누구나 공유한다. 공익위원들도 마찬가지다.

상대방의 제시안과 의견에는 노골적 비난을 쏟아낸다. 최저임금 인하를 제시한 사용자위원에게 노동계는 '인면수심'이라 딱지를 붙이고 함께 논의할 자격이 없다고 몰아붙인다. 사용자위원은 최저임금 구분적용이 불발됐다고 최저임금위원회 자체가 사라져야할 조직이라는 발언도 서슴지 않는다.


이런 노사가 심의를 끝내면 그동안 쌓인 앙금을 푼다며 정부 예산으로 단체 해외시찰을 떠난다. 규칙도 무시하고 예의도 없이 싸우다 공기 좋은 해외에서 웃고 화해하는 게 되풀이된다. 싸우는 과정에서도 10여 차례 회의에 참석할 때마다 받는 회의수당은 덤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나랏돈으로 운영하고, 수백만 근로자와 수백만 자영업자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최저임금위원회의 한철 장사 모습이 이렇다. 회의과정을 공개하자고 해도 '자유로운 의견 개진'을 이유로 항상 반대한다. 도대체 지금보다 얼마나 더 자신들에게 주어진 책임과 국민들의 눈길로부터 자유로워지길 바라는 것인지 모르겠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번개탄 검색"…'선우은숙과 이혼' 유영재, 정신병원 긴급 입원
  2. 2 유영재 정신병원 입원에 선우은숙 '황당'…"법적 절차 그대로 진행"
  3. 3 법원장을 변호사로…조형기, 사체유기에도 '집행유예 감형' 비결
  4. 4 "60대 맞아?" 아르헨티나 미인대회 1위 나이 화제…직업도 화려
  5. 5 "통장 사진 보내라 해서 보냈는데" 첫출근 전에 잘린 직원…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