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 "미중 무역협상 중단"…S&P 0.6%↓

머니투데이 뉴욕(미국)=이상배 특파원 | 2019.05.18 06:27

"美中, 화웨이 거래금지 후 협상 일정 조율 중단"…백악관 "車 관세결정 6개월 연기" 공식 발표


뉴욕증시가 사흘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미중 무역협상이 사실상 중단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무역전쟁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증시를 내리눌렀다.

◇"美中, 화웨이 거래금지 후 협상 일정 조율 중단"

17일(현지시각) 블루칩(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98.68포인트(0.38%) 내린 2만5764.00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는 16.79포인트(0.58%) 떨어진 2859.53을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장 대비 81.76포인트(1.04%) 급락한 7816.28에 마감했다. 초대형 기술주 그룹인 이른바 'MAGA'(마이크로소프트·애플·구글의 지주회사 알파벳·아마존)도 모두 하락했다.

낙관적 경제지표들이 발표됐지만 장세를 뒤집진 못했다. 이날 미시간대가 발표한 5월 소비자신뢰지수는 102.4로, 시장 예상치인 97.1을 크게 넘어서며 15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컨퍼런스보드의 4월 경기선행지수는 112.1로 0.2% 오르며 3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이 사실상 중단됐다는 미국 경제방송 CNBC의 보도가 장후반 주가 하락을 촉발했다. 방송에 따르면 최근 미국이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등과의 거래를 사실상 금지한 이후 협상 일정에 대한 조율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중국은 지난 9일~10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고위급 무역협상 직후 미국측 협상단을 이끄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을 베이징으로 초청했다.

그러나 지난 1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실상 화웨이를 겨냥한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상황이 달라졌다. 행정명령은 미국의 정보통신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국가안보와 국민 안전을 위협하는 기업과의 거래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후 미 상무부는 화웨이와 70개 계열사가 포함된 거래제한 기업명단을 공개했다. 이 명단에 오른 외국 기업들은 미국 기업과 거래할 때 미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에 중국은 강력 반발했다.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협상이 의미가 있으려면 반드시 성의를 보여야 하고, 말과 행동이 일치해야 한다"고 미국을 비판했다.

중국의 가오펑 상무부 대변인도 "미국의 '가해행위(bullying behavior)'로 무역협상이 무산됐다"고 주장하며 양국간 긴장을 고조시켰다.

그는 미국이 약 3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상품에 대해 추가로 관세 인상을 추진할 경우 어쩔 수 없이 필요한 대응조치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이 양국의 기업과 소비자에게 피해를 주고,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는 잘못된 행동을 빨리 바로잡기를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백악관 "車 관세결정 6개월 연기" 공식 발표


한편 이날 백악관이 유럽산 등 수입 자동차와 부품에 대한 관세 부과 결정을 6개월 뒤로 미룬다고 공식 발표했지만 이미 알려진 소식이란 점에서 장세엔 영향을 주지 못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백악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연합(EU), 일본 등과 무역협상 시간을 벌기 위해 이 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미 상무부는 지난 2월 무역확장법 232조에 의거, 외국산 자동차와 부품이 국가 안보에 위협인지 여부를 판단한 보고서를 트럼프 대통령에 제출했다. 당초 트럼프 대통령은 보고서 제출 후 90일째인 오는 18일까지 수입 자동차·부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할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었다. 현재 미국은 수입 승용차에 2.5%의 관세를 적용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주요 대미 자동차 수출지역인 일본, EU와의 무역협상에서 자동차 관세 문제를 지렛대로 활용하기 위해 관세 결정까지 시간적 여유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무역협상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이끌 것"이라며 "180일 이내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대통령은 추가 조치 필요 여부 및 어떤 조치를 취할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자동차 관세 결정 연기는 무역전쟁의 전선 확대를 막고 중국과의 무역협상에 집중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EU는 트럼프 행정부가 유럽산 자동차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할 경우 보복관세로 대응하겠다고 경고해왔다.

이날 성명에서 한국 자동차에 대한 관세 부과 여부는 공식적으로 거론되지 않았다. 그러나 백악관은 성명에 "재협상된 한미 (자유무역) 협정과 최근 서명된 미·멕시코·캐나다무역협정(USMCA)을 고려했다"며 "이 협정이 시행되면 미국의 국가안보 손상 위협을 다루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문구를 포함시켰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타결된 한미 FTA 개정안에서 화물자동차 관세철폐 시한 연장 등 미국 측의 요구를 수용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행정부와 재협상을 마무리한 한국과 캐나다, 멕시코는 자동차 관세에 직면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15일 트럼프 대통령 행정명령 초안 입수본을 토대로 미국이 수입차 관세 대상에서 한국과 캐나다, 멕시코를 제외하기로 했다고 보도했으나 이후 해당 표현을 기사에서 삭제한 바 있다.

국제유가도 하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분 WTI(서부텍사스산원유)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16센트(0.25%) 내린 62.71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시간 국제유가의 기준물인 7월분 북해산 브렌트유는 전장보다 배럴당 49센트(0.67%) 떨어진 72.13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도 달러화는 강세였다.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인덱스(DXY)는 전 거래일 대비 0.17% 오른 98.02를 기록했다. 달러인덱스는 유로, 엔 등 주요 6개 통화를 기준으로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것이다.

금값은 내렸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물 금은 전장 대비 0.68% 하락한 온스당 1277.40달러에 거래됐다. 통상 달러화로 거래되는 금 가격은 달러화 가치와 반대로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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