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 언젠간 끝나겠지…이젠 신경 안 써"

머니투데이 뉴욕(미국)=이상배 특파원 2019.05.17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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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시각] 뉴욕증시, 안갯속 무역협상 대신 강력한 경제지표에 집중…"경제 펀더멘털 바뀌면 얘기 달라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미중 무역전쟁이 아무리 길어져도 결국은 몇달 안엔 협상이 타결되지 않겠느냐. 주가가 일시적으론 떨어져도 6∼12개월을 놓고 보면 더 올라있을 거다." (MRB파트너스 살바토레 루시티 주식전략가)

"미중 무역전쟁에 대해 나쁜 소식들이 들려와도 이젠 더 이상 아무도 신경 안 쓴다. 대신 좋은 소식이 들려오면? 그땐 주가가 오를 것이다." (세븐포인츠캐피탈 마이크 맨지어리 파트너)


10개월 가까이 이어져온 미중 무역전쟁에 월가도 이제 신물이 났다. 이젠 더 이상 도널드 트럼프 마국 대통령의 트윗이나 베이징 당국자의 발언에 일희일비하지 않는다. 어차피 예측할 수 있는 이슈도 아니다. 만약 무역전쟁으로 경제가 충격을 받는다면 금리가 인하될 것이란 기대도 깔려있다.



시장은 안갯속 무역협상 대신 한동안 뒷전으로 밀려있던 강력한 경제지표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최근 사흘 연속 뉴욕증시가 랠리를 펼친 이유다.

16일(현지시각) 뉴욕증시에서 우량주(블루칩) 중심의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214.66포인트(0.84%) 오른 2만5862.68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는 25.36포인트(0.89%) 상승한 2876.32을 기록했다. 대형 금융주인 씨티그룹, JP모간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 골드만삭스가 10년 만기 국채 금리 등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이익개선 기대로 1% 이상씩 올랐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장 대비 75.90포인트(0.97%) 뛴 7898.05에 마감했다. 초대형 기술주 그룹인 이른바 'MAGA'(마이크로소프트·애플·구글의 지주회사 알파벳·아마존)도 애플을 제외하고 모두 올랐다. 애플의 경우 미국과 무역전쟁 중인 중국에서 '애플 불매운동'이 벌어지고 있다는 소식이 영향을 미쳤다.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겨냥, 국가 안보에 위협을 끼칠 수 있는 기업의 장비 사용을 금지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지만 시장은 크게 개의치 않았다. 이날 중국 외교부는 상호신뢰 구축 없이는 무역협상을 재개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히며 무역전쟁 장기화를 예고했다.

이런 악재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경제지표가 뉴욕증시를 밀어올렸다. 이날 미국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1만2000건으로, 전주보다 1만6000건 줄었다. 시장 전망치 22만건을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전주엔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22만8000건으로 2000건 감소한 바 있다.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계속 줄어든다는 것은 고용호조가 이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주택 건설도 늘었다. 지난달 신규 주택 건설 건수은 6% 늘어나며 연율 기준 124만건으로 집계됐다. 시장이 예상한 121만건을 웃도는 수치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의 제조업 지수는 16.6으로 전월 8.5에서 대폭 상승하며 4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맨지어리 파트너는 "미중 무역전쟁에 대한 나쁜 소식은 이미 주가에 어느 정도 반영돼 있다"며 낙관론을 폈다.

주울파이낸셜의 퀸트 태트로 상무는 "사람들은 쉽게 비관적으로 바뀐다"며 "경제 펀더멘털이 바뀌지 않는 한 악재로 주가가 떨어지면 그때가 매수 기회"라고 말했다. 그러나 "만약 경제 펀더멘털이 바뀐다면 그땐 완전히 다른 이야기가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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