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100달러 시대' 오면 벌어질 일들

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 2019.04.29 13:41

전세계 경제성장률 0.6%↓…기름값 상승이 가구 수입과 지출에도 타격 입혀

/AFPBBNews=뉴스1

미국이 이란산 원유 수출을 전면 막겠다고 밝히면서 국제 유가가 요동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6일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증산을 요구했다는 소식에 유가가 하락하기도 했지만 올해 상승세를 보면 '유가 100달러 시대'가 다시 열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유가 100달러 시대가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 보도했다. 브렌트유는 올해들어 40% 상승해 6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유가 상승은 통상적으로 세계 경기가 호조세를 보여 수요가 높을 때 발생하지만, 이번처럼 공급 제한 충격으로 일어나는 경우는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는 브렌트유가 올해안에 배럴당 100달러를 기록하면 세계 경제성장률은 내년말까지 0.6% 낮아진다고 경고했다. 인플레이션은 당초 예상치보다 0.7%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게다가 각국에서 기름값 상승과 함께 물가가 가파르게 오를 수 있다. 이미 세계 최대 원유 생산국 중인 하나인 미국도 기름값이 계속해서 상승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경제 성장은 그동안 소비자를 쥐어짜는 데서 비롯됐는데, 이미 미국에서도 기름값이 크게 오르고 있어 추가 유가 상승은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이달들어 미국내 주유소 기름값은 갤런당 2.87달러를 기록, 한달새 6.3% 오르며 201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원유 수출국은 단기적으론 기업과 정부 이익을 늘릴 수 있다. 일본 노무라증권은 국제유가가 100달러를 기록하면, 사우디 아라비아, 러시아, 노르웨이, 나이지리아, 에콰도르 등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분석했다. 반면 원유 수입국은 비용 증가로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고, 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 가속화와 수요 감소 등 악재에 시달릴 수 있다. 하지만 이는 결국 수출국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원유 수입국들은 고유가로 인해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가속화해, 가구 수입과 지출 모두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이 특히 취약하고, 터키와 우크라이나, 인도 등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유럽 등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 순으로 위험하다고 분석했다.

미국이 그동안 한국 등 8개국에 적용하던 이란산 원유 수입금지 예외조항을 5월부터 전면 철폐키로 하면서 시장은 하루에 80만배럴의 원유 공급 손실을 입게 됐다. 하지만 정치적 불확실성 때문에 시장은 공급 손실분 이상의 충격에 휩싸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각국 경제가 가시적 피해를 입기 시작하면 이란산 원유 수입을 막은 미국에 대한 정치적 역풍이 불 수도 있다는 예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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