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이다…월급이 너무 많이 오르지 않아서"?

머니투데이 뉴욕(미국)=이상배 특파원 | 2019.04.07 04:00

[뉴욕브리핑]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골디락스' 美 고용시장…어닝시즌 돌입 "향후 전망이 중요"

뉴욕 맨해튼 월스트리트의 황소상 / 사진=이상배 기자
"일자리는 늘었지만, 임금은 너무 많이 오르지 않았다. 시장이 안도하고 있다." (스테이트스트리트 글로벌자문 소속 마이클 애런 수석투자전략가)

"실업률이 소비심리를 떠받칠 정도도 낮다. 하지만 임금이 급등할 정도로 너무 낮지도 않다. 투자자들 입장에선 다행이다." (애셋마크 소속 제이슨 토마스 수석이코노미스트)

이런 걸 '골디락스'(Goldilocks·너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상태)라고 하던가. 미국의 고용시장 얘기다. 일자리 풍년이다. 실업률도 낮다.

월가가 걱정했던 유일한 문제는 임금 상승률이었다. 지나치게 높은 임금 상승률이 물가상승(인플레이션)을 부추길 수 있어서다. 이 경우 올초 가까스로 '비둘기'(통화완화주의자)로 돌아선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이 또 다시 금리인상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골디락스' 美 고용시장

하지만 5일(현지시간) 발표된 고용지표로 이런 걱정은 당분간 접어둘 수 있게 됐다. 이날 미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미국의 지난달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은 19만6000명에 달했다. 시장 예상치인 17만명을 뛰어넘었다. 같은 달 실업률은 전월과 같은 3.8%로, 시장 전망치와 일치했다.

시간당 임금은 27.70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2% 올랐다. 전월의 3.4%보다 다소 낮아졌다. 그동안 지나친 임금 상승률이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단 점에서 이는 오히려 호재로 해석됐다.

전날 발표된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총 20만2000건으로, 1969년 12월 이후 50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인 21만8000건을 밑도는 것으로, 미국의 고용시장이 여전히 탄탄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알리안츠투자운용의 찰리 리플리 선임전략가는 "이번에 나온 고용지표는 경기침체가 당분간 없을 것이란 사실을 말해준다"며 "시간당 임금 상승이 다소 둔화된 것도 단기적으로 물가상승 압력을 누그러뜨렸다"고 평가했다.

스미스캐피탈의 린지 버넘 거시부문장은 고용지표에 대해 "아주 적당한 수준에 있다"며 "깜짝 놀랄만한 수준도 아니고, 실망스러운 수준도 아니다"라고 했다.


'골디락스' 고용지표에 뉴욕증시는 랠리를 이어갔다. 5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13.35포인트(0.46%) 오른 2892.74를 기록하며 7일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40.36포인트(0.15%) 상승한 2만6424.99로 장을 마쳤다. 3일 연속 오름세였다.

같은 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46.91포인트(0.59%) 오른 7938.69에 마감했다. 지난주(1∼5일) S&P지수와 다우지수는 각각 2%, 나스닥지수는 3% 가까이 올랐다.

◇어닝시즌 돌입…"향후 전망이 중요"

미중 무역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감도 시장을 떠받쳤다. 협상 타결을 위해 막판 조율 중인 양국 대표단은 다음주 화상회의를 통해 협상을 이어갈 예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준이 경제성장을 둔화시키고 있다. 금리를 내려야 한다"고 연준을 거듭 압박한 것도 뉴욕증시의 화두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이 밝히고, "연준이 정책금리를 인하할 경우 미국 경제가 우주선(rocket ship)처럼 치솟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플레이션이 없다"면서 "연준은 통화긴축 기조를 끝내야 한다"고 했다. 그는 통화정책에 대해 "이제 양적완화(QE)가 돼야 한다"며 "연준은 양적긴축(QT)을 끝내고 대신 양적완화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주부터 증시는 어닝시즌(실적시즌)에 돌입한다. 전망은 밝지 않다. 금융시장정보업체 '팩트세트'(FactSet)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S&P 500 소속 기업들의 올 1분기 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평균 4%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다섯 분기만에 첫 기업 이익 감소다.

TD아메리트레이드의 JJ 키건 수석시장전략가는 "기업이익이 주식시장을 움직인다"며 "1분기 실적 자체도 중요하지만, CEO(최고경영자)들의 향후 전망이 더 중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유재환 수법에 연예인도 당해…임형주 "돈 빌려 달라해서 송금"
  2. 2 "어버이날, 용돈 얼마 받고 싶으세요" 질문에 가장 많은 답변은
  3. 3 "딩크로 살래" 부부관계 피하던 남편…이혼한 아내 충격받은 사연
  4. 4 하루만에 13% 급락 반전…상장 첫날 "183억 매수" 개미들 '눈물'
  5. 5 '코인 천재' 아내, 26억 벌었다…명퇴 남편 "내가 요리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