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양품이 호텔에 자율주행차까지 만드는 이유는?

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 2019.04.05 13:43

무인양품, 호텔사업으로 제품 관련 경험 제공…고령화 시대 발맞춰 자율주행 버스도

4일 문을 연 무지 호텔 긴자점. 1층에는 무인양품 플래그 스토어가 입점해있다. /사진=무지 호텔 홈페이지


일본의 가구 및 잡화, 의류브랜드 무지(MUJI 무인양품)가 호텔, 대중교통 사업 등으로 외연을 넓히고 있다. '일상의 기본이 되는 것만을 팔겠다'는 무지 브랜드 전략의 연장이다.

4일 닛케이 아시안 리뷰는 이날 무지 호텔 3호점이 일본 긴자에 들어선다고 보도했다. 지난 6월 세워진 중국 선전과 베이징점 이후 무지의 세 번째 호텔이다. 무지호텔 긴자점은 총 10층 규모 빌딩에 1~6층은 플래그십 스토어로, 7~10층은 무지호텔로 운영된다.

선전과 베이징에 있는 무지호텔 1,2호점은 각지에서 온 여행자들로 예약이 한달간 꽉 차있을 만큼 인기다. 무지의 호텔 사업을 담당하는 일본 UDS(어반디자인시스템)의 나카가와 케이분 사장은 "중국의 밀레니얼 세대는 화려함을 추구하던 부모 세대와 달리 단순하고 간소한 것을 좋아했다"며 이는 일본 등 다른 나라의 젊은이들도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무인양품은 고객이 호텔에 체크인하는 순간부터 머무는 동안 무지에 관한 모든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객실 안은 무인양품 가구와 생필품으로 채워져 있고 호텔 3층에 가면 '무지 도서관'이 있다. 이 곳에서는 무인양품이 큐레이션하고 발행한 책으로 가득하다. 식당으로 가면 무인양품이 조달한 식료품으로 만든 음식들이 제공된다. 음식을 맛본 후 바로 아래층에서는 지역 농민들이 키운 채소 등을 구입할 수 있다.

이 곳의 하루 숙박료는 대략 1만4900엔(약 15만원). 마쓰자키 사토루 료힌케이카쿠(무지의 모회사) 대표는 "일본 대부분의 호텔이 비싼 5성급이거나 저가 호텔이기 때문에 중간 지점을 찾은 것"이라고 밝혔다.


무지의 호텔 사업은 단지 수익을 내기 위한 것이 아니다. 마쓰자키 대표는 "사실 호텔 사업이 무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극히 일부분이지만 고객에게 새로운 무지 제품을 사용해 볼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해 우리가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경제매체 패스트컴퍼니는 "무인양품은 1980년 설립된 이후 전통적인 광고를 하지 않아왔고 심지어 제품에는 라벨도 없다"며 "대신 무지는 고객을 호텔로 초대해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꾸며내지 않고 자연스러운 광고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한편 앞서 무지는 대중교통 사업에 뛰어들겠다는 파격적인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무지는 지난해 핀란드의 한 자율주행기술업체와 손잡고 '가차'라는 자율주행버스를 시범운영했다. 무지는 2020년까지 핀란드 헬싱키에 '가차'를 상용화할 계획이다. 마쓰자키 대표는 "세계 고령 인구가 많아지고 도시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는 가운데 대중교통과 자동주행이 필수가 될 것"이라며 "최소한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사업으로 계속해서 확장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무인양품은 2020년까지 핀란드 헬싱키에서 자율주행 버스를 운영할 계획이다. 지난해 공개한 무인양품의 자율주행버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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