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 투약에 5억원짜리 항암제, 건강보험 해야 할까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 2019.02.20 13:09

면역항암제 '킴리마' 日서 판매 심사…의료보험제도 개선 필요성 제기

면역항암제 킴리아가 암세포(검은색)를 공격하는 모습. /사진=노바티스 웹사이트
일본에서 1회 투약에 5억원가량 드는 초고가 항암제가 출시를 앞두고 있다. 신약 개발에 엄청난 비용과 시간이 투자되는 만큼 초고가 신약이 늘면서 공적 의료보험이 어디까지 지원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란도 거세지고 있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20일 국제적인 제약사 노바티스가 개발한 면역항암제 '킴리아(Kymriah)' 판매 심사를 시작한다. 환자의 몸에서 면역세포인 T세포를 꺼낸 뒤 인공적으로 암세포를 공격하는 유전자를 넣은 세포(CAR-T)로 바꾼 맞춤형 백혈병 치료제다. 임상시험 결과 80% 이상의 환자가 치료될 정도로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가격. 현재 미국에서 킴리아를 1회 투약받는 비용은 5억원 이상이다. 일반 환자들이 의료보험의 도움 없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이에 따라 심사와 별개로 킴리아에 대한 의료보험 적용을 어디까지 할 것인지에 대한 논란도 커지고 있다.

후생노동성 심사에서 별다른 문제가 없다면 킴리아 판매는 오는 5월쯤 시작될 전망이다. 앞서 후생노동성은 캄리아의 일본 내 판매 규모가 100억~200억엔(약 1000억~2000억원) 정도일 것으로 예측했다. 연간 판매액이 1000억엔(1조원)에 달하는 C형감염약도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캄리아에 국민건강보험을 적용해도 일본의 의료보험제도가 흔들릴 정도는 아니다.

일본에서는 의료비의 자기 부담 비율이 30%이지만, 고액 의료비 상한 제도가 있어서 실제 부담률은 높지 않다. 예를 들어 매달 5000만엔의 의료비를 쓰더라도 사회보험과 국민건강보험 가입자라면 60만엔 정도만 부담하면 된다. 나머지는 국민건강보험이 부담한다.


그러나 앞으로 출시를 기다리고 있는 초고가 신약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어 공적 보험이 어디까지 이를 보조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논란은 커지고 있다. 실제로 미국에서 먼저 출시된 림프종 치료제 '예스카다(Yescarta)'는 4200만엔(약 4억2580만원), '럭스터나((Luxturna)'는 9700만엔(약 9억8335만원)에 달한다. 신약 개발에 엄청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는 데다, 생산 공정도 복잡한 탓이다.

앞서 일본에서 2016년 또 다른 면역항암제 옵디보(Opdivo)가 나왔을 때도 1년에 공적 보험이 부담해야 할 비용이 1조7500억엔(약 17조23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에 약가 제도 개선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옵디보를 분기당 1회 이상 투약하면 2년마다 자기부담률이 높아져 최대 50%에 이를 수 있도록 수정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영국 등에서는 초고가 의약품을 의료보험 대상에서 제외한 사례가 있지만, 일본에서는 고가 약을 제외하면 공적 보험 제도의 의미가 없어진다는 주장이 강하다"면서 "공적 의료보험 제도를 유지하려면 가벼운 증상을 위한 약을 보험 적용 대상에서 빼는 등의 개선방안을 밑바닥부터 다시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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