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한다" 교보생명 IPO 속도.."FI·밸류 극복해야"

머니투데이 김명룡 기자, 김도윤 기자 | 2019.02.17 17:30

주관사단 실사, 금감원 지정감사 신청 등 준비 돌입…생보사 시장 평가 높지 않아 걸림돌

교보생명이 IPO(기업공개)를 공식화 한 뒤 본격적인 행보에 나서 주목된다. 시장 상황에 따라 6조~7조원 이상의 기업가치가 가능한 초대형 딜(거래)로 꼽힌다. 다만 밸류에이션과 FI(재무적투자자)와의 갈등이 IPO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높다.

◇자본확충 수요 확실..밸류에이션 난관 넘어야 =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최근 IPO를 위한 주관사단 실사, 금융감독원 지정감사 신청 등 상장 준비 작업에 돌입했다. 상장 대표 주관사는 NH투자증권과 크레디트스위스(CS)증권, 공동 주관사는 미래에셋대우와 JP모건,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이다.

교보생명은 이르면 상반기 중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뒤 오는 9월 상장 절차를 완료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2022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신지급여력제도(K-ICS) 시행을 앞두고 자본확충 수요가 확실한 만큼 IPO에 대한 의지는 강한 것으로 풀이된다. 교보생명은 10여년 전부터 IPO를 준비한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았지만 공식적으로 직접 IPO 계획을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상장 작업의 최대 변수는 밸류에이션이다. 생명보험회사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높지 않아 발행사나 주주, 투자자 간 눈높이가 다르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삼성생명, 한화생명 등 대형 생명보험회사의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며 교보생명이 나홀로 높은 가치를 고수하기 힘든 환경이 조성됐다.

실제 생명보험사의 밸류에이션은 자산가치대비 현재 주가 수준을 보여주는 PBR(주가순자산비율,시가총액/자본총계)로 평가하는 데, 삼성생명의 현재 주가는 지난해 3분기말 자기자본 기준 PBR 0.6배를 밑돈다. 같은 기준 한화생명은 0.3배를 조금 넘는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교보생명의 기업가치에 대해선 아직 어떤 평가를 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최근 보험 업황이나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공격적인 밸류에이션은 부담이 될 수 있다"며 "대형사 중 비교적 높은 ROE(자가자본이익률)와 자체 설계사 판매 비중이 높다는 점 등은 차별화된 투자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교보생명 풋옵션 행사한 FI "입장 변화 없어" = 또 하나의 변수는 FI다. 교보생명의 엑시트(투자금회수) 수단인 IPO 추진에도 FI들이 투자금 회수를 위한 풋옵션 행사라는 기존 입장을 철회하지 않으면서 IPO가 지연되는 등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교보생명의 가치가 FI가 원하는 밸류에이션에 못미칠 경우 IPO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해 12월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을 상대로 풋옵션(지분을 일정 가격에 되팔 권리)을 행사한 FI들은 IPO와 풋옵션 행사가 무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풋옵션이 이행되지 않을 경우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FI들은 앞서 신 회장의 백기사 역할을 해준다는 조건으로 교보생명 지분 24%를 1조2054억원에 인수했다. 2015년 9월까지 IPO가 이뤄지지 않으면 신 회장을 상대로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는 계약 조건이 있었는데, 신 회장이 이를 이행하지 않자 2조원 규모의 풋옵션을 행사한 것이다.

FI 측 관계자는 "'풋옵션 행사가격 평가보고서'를 신 회장에게 전달했지만 아무 답변이 없어 소송을 진행할 수밖에 없다"며 "교보생명이 IPO를 하는 건 우리와 상관이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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