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트래킹, 유럽은 스키..평창의 정상들 스포츠 사랑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 2018.02.16 11:36

[the300]에스토니아 女 대통령, 스키 50km 완주…우주비행사 출신도

크로스컨트리 스키를 하는 칼유라이드 에스토니아 대통령의 모습(가운데 여성)/사진=청와대 제공


지난 6일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과 케르스티 칼유라이드 에스토니아 대통령 사이엔 딱딱한 주제 말고도 스키가 화제였다.

▶문 대통령: 대통령께서는 크로스컨트리를 할 줄 안다고 들었다.
▶ 칼유라이드 대통령 : 네. 저희는 정치에 룰이 있다. 동계올림픽 개막식을 가기 위해서는 스키를 꼭 탈 수 있어야 한다. 30km 이상을 완주할 수 있어야 (올림픽에) 갈 수 있다고 한다. 저는 이틀 전에 완주를 했다.…(생략)



평창 동계올림픽을 방문한 세계 정상들이 남다른 스포츠 사랑을 보였다. 이들은 자국 선수단을 응원하는 건 물론, 평소 즐기는 스키 등을 국내에서 직접 탔다. 문재인 대통령 또한 등산과 트래킹 마니아여서 정상회담 때 운동을 화제로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칼유라이드 대통령이 말한 스키는 크로스컨트리 종목이다. 오르막, 내리막과 평지가 각각 1/3씩 배치된 코스를 정해진 주법에 따라 스키로 달린다. 대통령이 크로스컨트리를 하는 모습은 우리로선 상상하기 어렵다. 그러나 칼유라이드 대통령은 "(우리) 국민들은 동계스포츠를 굉장히 사랑한다"며 스키를 예찬했다.




칼유라이드 대통령은 지난 9일 평창에서 자국 선수들과 함께 크로스컨트리를 즐겼다. 지난해 핀란드 크로스컨트리 스키대회 50km 종목에 참가, 4시간 7분 완주 기록을 갖고 있다. 스키 말고도 조깅, 마라톤 등 다양한 스포츠를 좋아한다.

슬로바키아 대통령이 용평리조트에서 스키를 마친 모습/사진=청와대 제공


겨울이 길고, 눈이 많이 오는 북유럽국가 지도자들이 특히 동계 스포츠에 관심이 많다. 이들이 대개 동계올림픽 강국이란 점과 일치한다. 청와대 해외언론비서관 등에 따르면 안드레이 키스카 슬로바키아 대통령은 10일 용평스키장에서 2시간 가량 스키를 탔다. 그는 "한국 스키장은 처음인데 설질이 훌륭하고 슬로프 난이도도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은 10일 강릉 아이스 아레나와 아이스하키 센터에서 훈련중인 선수들을 찾아가 격려했다.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도 스키와 스키점프에 적잖은 관심을 보였다.








스포츠(?)라고는 할 수 없지만, 운동신경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인사도 한국을 찾았다. 캐나다의 쥴리 파이예트 총독이다. 파이예트 총독은 캐나다 여성 우주비행사 출신으로 지난해 영국여왕으로부터 총독에 지명됐다.

파이예트 총독은 7일 우주에서 한국을 보곤 했다며 우주촬영한 한반도 사진을 문 대통령에게 선물해 눈길을 끌었다. 이때 "한반도는 하나더라"라고 말하고, 문 대통령이 "남북은 하나다"라고 답해 화제가 됐다.

캐나다 또한 세계적 동계스포츠 강국이다.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새라 머리 감독 외에 국가대표 남자 아이스하키팀의 한국계 캐나다인 짐 팩(백지선) 감독, 남자 피겨스케이팅 차준환 선수의 브라이언 오서 코치 등이 캐나다인이다. 오서 코치는 과거 김연아를 지도했다.
캐나다 총독이 문재인 대통령에 선물한 한반도 우주 사진. 일본쪽 태평양 방면에서 비스듬히 한반도를 본 각도다. 사진 왼쪽이 한국, 오른쪽이 북한과 중국 지역이다. /사진=청와대 제공

남북 대화에도 스포츠는 빠지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청와대에서 김영남·김여정 등 북한 고위급 대표단을 만나 "저는 등산과 트래킹을 좋아하는데 젊었을 때 개마고원에서 한 두 달 지내는 것이 꿈이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저희 집에 개마고원 사진도 걸어 놨었다"며 "그게 이뤄질 날이 금방 올 듯 하더니 다시 까마득하게 멀어졌다. 이렇게 오신 걸 보면 마음만 먹으면 쉽게 이뤄질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건강한 몸에 건강한 정신'은 이제 고리타분한 말로 들리기도 한다. 그러나 세계 어디서나 정치 지도자들은 지금도 이에 공감하는 모양이다. 운동을 즐기는 모습은 젊음, 역동성, 에너지를 국민들에게 보여주는 기회도 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서울 북한산 비봉능선에서 새해 첫 일출을 바라보고 있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일출산행 도중 우연히 손학규 국민의당 상임고문을 만나 악수하며 새해 덕담을 나눴다. 2018.1.1/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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