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건강하시라"하자 김영남 "문씨에 애국자가 많다"

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2018.02.10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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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文대통령 "남북 평화와 공동 번영을 위하여" 건배사

【서울=뉴시스】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청와대 본관 충무실에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등 북 고위급 대표단과 오찬을 하고 있다. 2018.02.10.   photo1006@newsis.com  【서울=뉴시스】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청와대 본관 충무실에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등 북 고위급 대표단과 오찬을 하고 있다. 2018.02.10. [email protected]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10일 청와대에서 오찬을 겸한 만남을 가졌다. 북한 대표단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하면서 문 대통령을 북한으로 초청했고, 문 대통령도 "성사시켜 나가자"고 화답했다.

오찬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문 대통령은 "남북 평화와 공동 번영을 위하여"라고 건배사를 했다. 문 대통령은 아흔이 넘은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위 상임위원장에게 "건강하시라"고 했고, 김 위원장은 "문씨 집안에서 애국자를 많이 배출했다"고 문 대통령을 추켜세웠다. 이외에도 남북의 음식, 언어 등을 두고 대화가 이어졌다.



다음은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공개한 오찬 대화.

◆문재인 대통령=(건배사를 하며) 오늘 이 자리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남북에 거는 기대가 크다. 어깨가 무겁고, 뜻깊은 자리가 되었으면 한다. 건배사를 하겠다. 남북 평화와 공동 번영을 위하여!


◆김영남 최고인민위원회 상임위원회 위원장=우리들을 따뜻하고 친절하게 환대해줘 동포의 정을 느낀다. 불과 40여일 전만 해도 이렇게 격동적이고 감동적인 분위기 되리라 누구도 생각조차 못했는데 개막식 때 북남이 함께 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는 역시 한핏줄이구나 라는 기쁨을 느꼈다. 올해가 북남관계 개선의 획기적인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금강산과 개성만 가보고 평양은 못 가봤다. 금강산 이산상봉 때 어머니를 모시고 이모를 만나러 간 적이 있다. 개성공단도 가봤다. 10.4 정상회담 때 노무현 대통령의 비서실장으로 총괄 책임을 지고 있었다. 백두산 관광도 합의문에 넣었는데 실현되지는 않았다. 오늘의 대화로 평양과 백두산에 대한 기대가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빠른 시일 내에 평양에서 뵈었으면 좋겠다. 문 대통령께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님을 만나서 많은 문제에 대해 의사를 교환하면 어제가 옛날인 것처럼 빠르게 북남관계가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대통령께서 통일의 새장을 여는 주역이 되셔서 후세에 길이 남을 자취를 세우시길 바란다.



◆문재인 대통령=(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서훈 국정원장을 소개하면서)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 때 북을 자주 방문했던 분들이다. 제가 이 두 분을 모신 것만 봐도 제가 남북관계를 빠르고 활발하게 발전시켜 나가려는 의지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조명균 장관=김영남 위원장이 1928년 생이고 2월 4일 생이다

◆문재인 대통령=제 어머니가 1927년 생이다. 대통령되는 바람에 자주 찾아뵙지를 못하고 있다. 아흔을 넘기셨는데 뒤늦게나마 생신 축하한다. (김영남 위원장에게) 건강관리 비법이 뭐냐. 오래오래 건강하게 사시라.

◆김영남 위원장=조국이 통일되는 그날까지 건재했으면 합니다.(웃음)


◆문재인 대통령=저는 등산과 트래킹을 좋아하는데 히말라야 5900M 까지 올라갔다. 젊었을 때 개마고원에서 한 두달 지내는 것이 꿈이었다. 저희 집에 개마고원 사진도 걸어놨었다. 그게 이뤄질 날이 금방 올 듯 하더니 다시 까마득하게 멀어졌다. 이렇게 오신걸 보면 맘만 먹으면 말도 문화도 같기 때문에 쉽게 이뤄질 수 있을 것 같다.


◆김여정 부부장=이렇게 가까운 거리인데 오기가 힘드니 안타깝다. 한 달 하고도 조금 지났는데 과거 몇 년에 비해 북남관계가 빨리 진행되지 않았나. 북남 수뇌부의 의지가 있다면 분단 세월이 아쉽고 아깝지만 빨리 진행될 수 있을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김여정 특사에게) 개막식을 본 소감이 어떠한가.

◆김여정 부부장=다 마음에 듭니다. 특히 우리 단일팀이 등장할 때가 좋았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처음 개막식 행사장에 들어와 악수를 했는데 단일팀 공동입장 때 저도 모르게 자연스럽게 다시 축하 악수를 했다.

◆김영남 위원장=체육단이 입장할 때 정말 감격스러웠다. 역사를 더듬어보면 문 씨 집안에서 애국자를 많이 배출했다. 문익점이 붓대에 목화씨를 가지고 들어와 인민에게 큰 도움을 줬다. 문익환 목사도 같은 문 씨이냐?


◆문재인 대통령=그렇다. 그 동생분인 문동환 목사를 지난해 뵈었다. (천안 호두과자가 후식으로 나오자) 이 호두과자가 천안지역 특산 명물이다. 지방에서 올라오다 천안역에서 하나씩 사왔다.


◆김영남 위원장=건강식품이고 조선 민족 특유의 맛이 있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남북한 언어의 억양이나 말은 어느정도 차이가 있지만 알아들을 수 있는데 ‘오징어’와 ‘낙지’는 남북한이 정반대더라.

◆김여정 부부장=우리와 다른데 그것부터 통일을 해야겠다.(웃음)


◆김영남 위원장=남측에서 온 분을 만났더니 할머니에게 함흥 식해 만드는 법을 배웠고, 그래서 많이 만들어 먹는다고 하더라.


◆문재인 대통령=우리도 식해를 잘 만드는데 저는 매일 식해를 먹고 있다. 함경도는 김치보다 식해를 더 좋아한다.


◆김영남 위원장=남측에서도 도별로 지방 특색음식이 있겠죠?

◆문재인 대통령= 그렇다. 향토음식이 다양하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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