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삼성전자 '통큰 액분'…주목받는 李 부회장 '주주경영론'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 2018.01.31 16:41

[국민주 되는 삼성전자]재판과정 통해 소신 꾸준히 밝혀와 "주주와 고객들로부터 인정받아 떳떳하게 경영하고 싶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머니투데이DB

삼성전자가 역대 최고 수준의 배당과 함께 50대 1이라는 '통 큰' 액면분할을 결정하면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그동안 밝혀온 주주 경영론에 관심이 쏠린다.

31일 삼성전자는 이사회를 통해 주식 액면가를 주당 5000원에서 100원으로 분할키로 결정했다. 주당 250만원을 웃도는 주가가 5만원대로 낮아진다는 뜻이다. 투자 문턱이 낮아질 수 있어 삼성전자가 '황제주'의 지위를 버리고 '국민주'로 거듭났다는 평가가 잇따랐다. 삼성전자 한 주는 액면분할을 거치면 50주가 된다. 삼성전자가 액면분할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의 이번 액면분할 결정을 두고 주주친화 정책의 '끝판왕'(완성판)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또 2017년 잉여현금흐름의 절반인 5조8000억원 전액을 주주들에 배당키로 지급키로 결정했다. 이는 2016년 연간 배당액 4조원보다 약 46% 증가한 수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배당을 확대해도 결국 외국인 주주들 배만 불리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있어 왔다"며 "이번 액면분할이 투자자 저변을 확대함과 동시에 기업의 장기가치 제고에도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삼성전자의 획기적인 주주환원책에는 당연히 현재 삼성전자 등기이사인 이 부회장의 의중이 작용했을 것이란 관측이다. 실제로 이 부회장은 현재 진행 중인 재판에서 '주주와 임직원들로부터 인정받아야만 진정한 경영인이 될 수 있다'는 평소 경영소신을 꾸준히 밝혀왔다.

이런 소신을 대표적으로 엿볼 수 있는 대목이 지난해 12월 말에 있었던 이 부회장의 항소심(2심) 피고인 신문과정이다.

이날 이 부회장은 "제가 이건희 회장의 장남이고 외아들인 것도 사실이나 꼭 그것뿐만 아니라 제가 경영을 잘해서 주주들, 고객들로부터 인정받아 떳떳하게 (경영)해보고 싶다는 취지로 이야기해왔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에 대한 지분율을 늘리기 위해 인위적으로 승계작업을 벌였고 이를 대통령에 청탁했다는 특검 측 의혹에 대해서도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 지분율이 이미 50%가 넘는 상황에서) 지분 구조가 어떻게 돼 있고 계열사 지분이 몇 프로가 더 높고 낮다는 것이 (저에게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며 "실력으로 어떤 비전을 보여줄 수 있는지, 우리 임직원에게 어떤 인정을 받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선고 전 피고인에게 마지막으로 주어지는 최후 진술에서도 이 같은 소신이 묻어났다.

이 부회장은 "선대회장이신 이병철 회장님이나 이건희 회장님과 같이 능력을 인정받아 우리나라를 위해 조금이라도 더 헌신하고 제가 받은 혜택을 나누는 참된 기업인으로 인정받고 싶었다"며 "재벌 3세로 태어났지만 제 실력과 노력으로 더 단단하고 강하고 가치 있게 삼성을 만들고 싶었고 제 자신이 세계적인 초일류기업의 리더로 인정받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전적으로 제 자신에게 달려 있는 일이고, 대통령이 아니라 대통령 할아버지가 도와줘도 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사회와 임직원들에게 진정한 리더로 인정받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비단 재판과정에서만 이 같은 생각을 밝힌 것은 아니었다.

국민연금 측이 이 부회장과의 만남 뒤 2015년에 작성해 지난 원심(1심)에서 공개된 'CEO 단독면담 결과' 문건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인위적으로 (기업을) 장악하거나 혹은 다음 세대로 넘겨주기 위한 행위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돼 있다.

또 "그룹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 지분 또한 다 합쳐도 17%밖에 되지 않는데 이제는 경영을 잘해야 경영진으로 지위를 보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기술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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