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와주세요"…파산·먹통에 잠못자는 가상화폐 투자자

머니투데이 신현우 기자 | 2017.12.21 06:10

보안수준 높다고 홍보하지만 불안감 여전…"정부, 파산한 곳 등 거래소 감사해야"

/사진=가상화폐 거래소 '유빗' 캡처
/삽화=임종철 디자이너
"유빗 파산 피해자입니다. 도와주세요.", "사고는 거래소가 치고 책임은 고객이 지는 게 너무 어처구니 없습니다.", "서버 다운이 한두번도 아니고 너무 화가 납니다."(가상화폐 투자자들)

국내 가상화폐(암호화폐) 거래소 '유빗' 파산과 일부 거래소 서버 오류에 가상화폐 투자자들의 곡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개인의 투자 실패가 아닌 거래소 해킹 등으로 손실이 발생하자 불안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

20일 주요 포털사이트를 살펴보니 지난 19일부터 '유빗 해킹 피해자', '유빗파산피해자대책위' 등 온라인 카페가 개설됐다. 카페 회원들은 피해 내역과 구제 방안 등을 공유하고 있다.

유빗 거래소 해킹 피해자인 A씨는 "파산 공지에 뜬 눈으로 밤 새웠다. 보안을 강화했다는 말을 믿었는데 뒤통수 맞은 느낌이다. 원금 손실 가능성에 걱정이 크다"고 하소연했다.

세계 최대 규모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 이용객 B씨는 "한두푼이 아니라 거의 전 재산을 투자하고 있는데 너무 불안하다. 잦은 사이트 먹통에 신경쇠약증에 걸릴 지경"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19일 유빗은 해킹으로 인해 전체 거래 자산의 17%를 탈취당했다는 사실을 공지하고, 파산 절차에 돌입했다. 해당 거래소는 지난 4월에도 해킹으로 55억원 상당의 손실을 봤다.

같은날 빗썸은 일정 시간 먹통됐다. 거래 폭주에 따른 장애로 알려졌지만 서버 오류 빈도가 높아 투자자들 시선이 곱지 않다. 빗썸의 경우 앞서 3만건 이상의 개인정보 유출 등이 발생했다.

IT(정보통신)업계는 해킹 피해 추가 가능성을 지적했다. IT업계 관계자는 "가상화폐 거래소는 온라인 쇼핑몰처럼 통신판매업자로 분류된다. 금융회사 수준 보안이나 투자자 보호 수단 마련이 필요 없는 이유"라며 "파산 또한 쉬울 수밖에 없는데 정부의 감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각에선 부정적 이슈가 터질 때마다 높은 보안 수준을 자랑하는데 솔직히 세계 최대 규모라는 빗썸 조차 해킹과 서버 오류가 잇따르는 상황이다. 해킹에 따른 피해가 추가로 발생할 가능성은 여전하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하드월렛 이용을 추천하고 있다. 하드월렛은 거래소 기반의 가상계좌와 달리 독자적인 비트코인 계좌로, USB(이동식 저장장치) 형태다. 이를 컴퓨터에 꽂으면 다른 전자지갑으로 비트코인을 이동시킬 수 있다. 다만 비밀번호를 잊어버릴 경우 비트코인을 못 찾을 가능성도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거래소 보안 논란 등이 커지는 상황에서 한국블록체인협회 준비위원회는 투자자보호 및 거래영업 건전화를 위한 자율규제안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국내에서 가상통화 거래소를 운영을 위해선 자기자본을 20억원 이상 보유하고, 금융업자에 준하는 정보보안시스템 등을 갖춰야한다.

하지만 국내 거래소 중 일부만 가입 의사를 밝혔다. 자율 규제인 만큼 거래소 회원이 아닐 경우 규제를 지키지 않고 영업할 수 있다.

블록체인업계 관계자는 "자율규제안이 실효성있게 추진된다면 여러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고객이 안전성 등을 고려해 협회 소속 거래소를 이용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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