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상통화 거래소, 규제 사각지대서 20여개 난립

머니투데이 송학주 기자 2017.12.20 0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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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비트코인 거래금액 세계 2위… 관련 제도나 법적 규제는 '걸음마'

비트코인을 비롯해 시가총액 상위 가상통화(암호화폐) 가격이 최근 모두 상승하며 국내 20여개 가상통화 거래소의 하루 거래대금이 9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19일 국내 최대 가상통화 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오후 3시 기준 1비트코인은 2215만원에 거래돼 전날 같은 시간 대비 31만원(1.41%) 올랐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이더리움, 리플, 대시, 이오스 등 빗썸에 상장된 11종의 가상통화 가격은 전달 대비 모두 상승했다. 특히 퀸텀은 3만5500원에서 두 배 이상 오른 7만9170원에 거래되고 있다.



국내 가상통화 거래소, 규제 사각지대서 20여개 난립


빗썸에서 이날 오후 3시까지 24시간 동안 거래된 가상통화 거래금액은 6조1191억원에 달했다. 빗썸이 국내 가상통화 거래의 약 70%를 점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하루 동안 국내 가상통화 거래소의 거래대금은 약 9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빗썸이 취급하고 있는 11종의 가상통화 시가총액은 이날 오후 3시 기준 574조원이었다. 이는 가상통화 수량과 현재 시세를 곱한 수치다.

국내 가상통화 열풍은 세계적으로도 이슈다. 가상통화 정보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 의하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전세계 비트코인 거래량 중 빗썸이 3.89%를 차지해 홍콩 비트피넥스(5.07%)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이어 코인원(30위, 0.80%), 코빗(45위, 0.60%), 코인네스트(131위, 0.15%) 등의 국내 가상통화 거래소가 이름을 올렸다.



이날 가격이 급등한 퀸텀 거래량은 빗썸이 전 세계에서 52.9%를 차지하며 1위를 기록했다. 코인원이 15.7%로 2위, 코인네스트가 1.34%로 10위에 오르는 등 국내 가상통화 거래소가 전 세계 퀸텀 거래량의 70%를 점하고 있다.

국내 가상통화 거래소는 현재 20여개로 알려졌다. 빗썸, 코인원, 코빗, 코인네스트 등 4대 거래소를 비롯해 이날 파산을 선업한 유빗과 △오케이비트 △CPDAX △코인링크 △HTS코인 △업비트 △코인룸 △비트포인트 △고팍스 △코인이즈 △코인레일 △에스코인 등이다. 중국 최대 가상통화 거래소인 오케이코인, 한·중 합작 거래소인 지닉스 등 오픈을 앞둔 거래소까지 합치면 30여곳에 이른다.

현재 가상통화 거래소는 별다른 요건 없이 신고만 하면 누구나 설립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영세 거래소들이 고객 유치를 위해 무리한 출혈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부 업체는 가상통화에 대신 투자해 주겠다며 고객을 유치해 돈을 빼돌리는 경우도 있다.


문제는 가상통화 거래에 대한 규정이 없어 금융당국 등에서 정확한 업체 규모나 소비자 피해 정도를 집계하기도 어렵다는 것이다. 유빗 사례에서 알 수 있듯 신생 가상통화 거래소의 해킹 등 보안문제도 지적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 거래소조차 서버 중단이 잇따르는 현실을 감안하면 신생 거래소를 믿고 돈을 맡길 수 있겠냐”며 “뒤늦게나마 가상통화 거래소들이 자체적으로 규제안을 만들어 시행하려 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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