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안철수-홍준표 비방·난타전, 최악의 감정 토론

머니투데이 김성휘 ,최경민 ,이재원 ,고석용 ,이건희 기자 | 2017.04.23 23:04

[the300]安 "갑철수? MB 아바타?"-文 "아니면 아니라고 하라"

국민의당 안철수(왼쪽),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중앙선관위 대선후보 초청 1차 토론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국회사진취재단
대선 열기가 격렬해지면서 대선후보간 TV 토론회를 반복할수록 후보간 감정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23일 오후 8시부터 방송된 대선후보 토론회는 특히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3자간 물고 물리는 공방으로 채워졌다. 이들의 토론이 정책 검증보다는 사실상 감정싸움으로 치달으면서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안철수 후보는 문 후보에게 "제가 갑철수입니까, 안철수입니까"라고 물었다. 문 후보 캠프에서 '갑철수'를 강조하라는 문건이 나왔다는 데 대한 공세다. 안 후보는 자신을 향해 'MB(이명박) 아바타'라는 비난, 부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의 채용 의혹, 딸 설희씨의 재산 등에 대한 각종 의혹을 문 후보 쪽에서 제기하고 있다고도 했다.

문 후보는 '갑철수' 질문엔 "무슨 말씀이시죠"라며 질문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투로 넘겼다. 또 'MB 아바타' 등에 대해서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상에서 공격받는 거 말씀하시는 것 같은데 SNS상의 악의적 공격은 제가 여기 있는 후보 몽땅 합친 것보다도 많이 받는데 제가 그걸 안 후보에게 묻고 불평하는 것 봤느냐"고 반박했다. 이어 "왜 저를 걸고 들어가시냐. 아니면 아니라고 하세요"라고 다소 신경질적인 모습도 보였다.

안 후보는 이 사안에 집중, "MB 아바타 아니라고 확인해주는 것이냐"고 요구했다. 또 "(문 후보의) 아주 측근인 전재수 의원이 계속 제 딸 재산에 대해서 (검증)요구를 한 적이 있고 (해명했더니) 일언반구도 없다. 사과하라고 (전 의원에게) 말씀해주시겠습니까"라고도 했다.

문 후보는 'MB 아바타'론에는 "항간에 그런 말이 있다"고 했다. 이어 "네, 뭐 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전재수 의원 건에 대해선 "검증했는데 해명하면 된 거죠. 그게 대통령 후보가 거쳐야 할 것"이라고 응수했다.

안 후보로선 본인과 가족에 대한 네거티브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어 집요한 반격을 준비한 걸로 보인다. 그러나 외교안보나 권력개혁에 대해 묻고 답하는 토론시간에 네거티브 해명과 반격에 집중한 것은 적절치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진=국회사진취재단
문재인-홍준표, 안철수-홍준표 후보간에도 아슬아슬한 신경전이 벌어졌다.

홍 후보는 인쇄물까지 준비, 문 후보가 각종 사안에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참여정부 기간에 2차례 사면됐다며 "맨입으로 해줬느냐"고 공격했다.


문 후보는 성 전 회장과 관련, "한 정부에서 문재인이 두 번이나 (사면) 해줬다"는 홍 후보 공세에 "기가 막힌다" "사실이 아니다, 그만 하시죠"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2차례 사면이 모두 참여정부 시기에 이뤄졌지만 첫 번째는 야당인 자민련을 이끌던 JP(김종필), 두 번째는 당시의 '차기권력' MB 측 의사가 반영됐다는 참여정부 인사의 증언이 있다.

이어 "거짓말하면 안된다"는 홍 후보 주장에는 답답하다는 듯 "이 자리에서 그런 말 할 자격 제일 없는 분이 홍 후보"라며 "다들 사퇴하라지 않느냐. 무슨 체면으로…그만 하십시다"라고 했다.

안철수 후보는 홍준표 후보가 검찰개혁에 적절한 후보가 아니라면서도 홍 후보를 쳐다보지 않고 정면 카메라를 본 채 질문했다. 홍 후보는 웃으며 "이리 보고 말씀하시라. (안 그러면) 국민들이 참 조잡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한편 자유토론엔 후보당 18분의 시간이 총량제로 주어졌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밤 9시37분쯤 가장 먼저 시간을 다 썼고 문재인, 유승민, 안철수, 홍준표 후보 순으로 시간을 소진했다. 심 후보가 질문과 소신발언 등을 가장 적극적으로 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후보는 쏟아지는 공세에 일일이 답변하느라 시간을 비교적 일찍 다 썼다. 질문을 거의 받지 않은 홍준표 후보는 가장 늦게까지 발언시간이 남았다.

문재인 후보는 토론을 마치고 나가면서 "이렇게 토론을 통해 후보간의 우열이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것 아닌가"라면서도 "조금 더 품격 있는 수준 높은 토론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안철수 후보는 사드배치와 관련, 입장 바꾸기 등 공세를 받은 데 대해 "정치적 공세 아니겠느냐. 시청자들이 다 판단하신다"고 했다.

홍준표 후보는 KBS가 토론 종료 후 진행한 페이스북 라이브에서 "내가 뜨긴 뜨는 모양이다. 그러니까 자꾸 견제하지"라고 말했다.

/사진=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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