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 기업 지원서 보니…65곳, 아직도 "사진 내라"

머니투데이 윤준호 기자 | 2017.04.26 06:03

[18세, 19대 대통령에게 묻다]②다문화 청소년-1. "외모 부담감 커, 관련법은 계류중"

편집자주 | '제19대 대통령 선거에 투표권은 없지만...' 논란 속에 만 18세 선거권은 이번에도 주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미래세대로서 할말은 많다. 기성세대가 오늘 내린 결정은, 결국 내일 이들의 몫이다. 각각 사정은 저마다 다르지만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져야할 18세들의 현실을 짚어보고 목소리를 모았다. 미래세대를 향한 주요 정당 대선후보 5인의 답변도 함께 담았다.

다문화가족 자녀들이 빠르게 늘고 있지만 여전히 상당수 대기업들은 입사지원서에 증명사진을 요구한다.

이들에게 사진은 또 하나의 차별로 다가온다. 피부색이나 생김새가 다른 이들이 느끼는 부담감은 일반인보다 크다. 이른바 '이력서 사진 부착 금지법'은 도입 전망조차 불투명하다.

교육부가 발표한 '2017년 다문화교육 지원 계획'에 따르면 지난해 초·중·고교에 재학 중인 다문화가족 학령기 자녀 수는 9만9186명에 달한다. 2006년 집계한 9389명에서 10배 이상 늘었다.

현재 약 11만6000명에 이르는 만 6세 이하 미취학 아동까지 포함하면 다문화가족 자녀는 20만명을 훌쩍 넘어선다. 학교를 졸업하고 취업 전선에 나갈 다문화가족 자녀들이 해를 거듭할수록 증가한다는 얘기다.

이중 절반쯤은 피부색이나 생김새가 눈에 띈다. 다문화가족 부모의 국적별 현황을 보면 베트남이 24.2%로 가장 많다.

서로 외모가 비슷한 중국(21.3%·한국계 포함 33.7%)·일본(13%)·몽골(2.0%)·대만(0.7%) 등 동북아시아 국가를 제외하면 △필리핀 12.6% △중앙·남부아시아 4.9% △태국 2.0% △러시아 1.6% △기타 5.3% 등이 베트남을 포함해 약 50.6%를 차지한다.

피부색이 다른 다문화가족 자녀들에게 기업이 요구하는 증명사진은 큰 고민거리다.

베트남 출신 어머니를 둔 정모씨(22·여)는 이름도, 국적도 모두 한국인이다. 한국에서 태어나 대학까지 졸업했다. 학점·어학성적 등 소위 '스펙'(취업에 필요한 조건)도 뒤떨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정씨는 올 상반기 입사 지원한 기업 23곳 가운데 4곳을 제외하고 모두 서류 전형에서 떨어졌다. 공교롭게도 서류전형을 통과한 4곳은 모두 입사지원서에 사진첨부란이 없었다.


정씨는 "처음에는 부족한 실력 탓에 떨어졌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남다른 외모 탓이라는 생각이 크다"며 "'외모가 한국인이었으면 처지가 달랐을까'하는 원망이 많이 든다"고 말했다.

실제 많은 기업들이 아직도 입사지원서에 사진을 필수항목으로 두고 있다. 머니투데이가 코스피 상장사 중 매출액(개별기준) 상위 100개사의 입사지원서를 분석한 결과 사진을 꼭 첨부해야 하는 곳은 65개사로 나타났다.

사진 부착을 하지 않아도 되는 기업들은 대부분 삼성·현대차·SK·LG·CJ 등 매출액 상위에 포진한 대기업 그룹 계열사였다. 반면 매출액 규모 51~100위에 해당하는 집단에서는 50개사 가운데 39개사에서 지원자에게 증명사진을 요구했다.

주요 국가에서는 입사지원서 사진 부착을 금지한 지 오래다. 미국은 1967년 고용상 연령차별 금지법을 도입해 입사지원서에 사진 첨부를 금지했다. 영국·캐나다·프랑스·호주 등 다른 선진국에서도 사진을 요구할 수 없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해 6월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력서 사진 부착 금지법'으로 불리는 '채용절차 공정화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

그러나 법 개정은 요원하다. 개정안은 소관 상임위인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까지 통과 했지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발목이 잡혔다. '기업 경영에 과도한 개입'이라는 반론에 막혀 법안을 재심의하는 법사위 제2소위원회로 넘어갔다.

법사위 2소위는 통상 '법안의 무덤'으로 불린다. 법안이 오랫동안 계류하면서 국회 임기만료로 폐기되는 일이 잦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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